오바마, 삼성 구형폰 美 수입금지 수용

일반입력 :2013/10/09 04:05    수정: 2013/10/09 04:12

봉성창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구형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미국 내 수입 금지를 수용했다. 이는 지난 8월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애플 아이폰 수입금지 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는 정반대 입장으로 보호무역 관련 논란이 예상된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8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을 대리 해 낸 성명을 통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로먼 대표는 “소비자 부문과 공정 경쟁 정책에 미칠 영향, 각 기관의 조언, 이해 당사자의 주장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수입금지 결정을 수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탭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다만 판매가 금지된 제품은 구형 모델로 삼성전자의 매출, 주가에는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ITC는 삼성전자의 구형 제품들이 애플의 상용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내 수입금지 판정을 내렸다.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판정받은 애플 특허는 ▲휴리스틱스(특허번호 949) ▲이어폰에서 플러그 내 마이크를 인식하는 기능(특허번호 501)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허 침해 판정일로부터 60일 이내인 8일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토록 돼있다.

미국 안팎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라는 지적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이 앞서 ITC의 애플 제품 수입금지 결정을 거부한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번(삼성전자 제품 수입금지 결정)에도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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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는 지난 6월 애플이 삼성의 통신 표준특허를 침해한 사실을 인정하며 아이폰4S 등의 미국 수입 금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지난 8월 오바마 대통령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ITC 최종판정에 반해 아이폰 수입 금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조처에 대해 ITC에 항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