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귀국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출장 기간 구상한 경영계획을 구체화할지 여부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30일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 참석 등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함께 출국한 이 회장은 출장길에서 미국, 남미, 유럽, 일본 등을 거치며 장기간 경영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이 회장이 한 달 이상 해외에 체류한 것은 세 번째다. 그는 지난 1월 11일 하와이에서 3개월, 6월 20일 일본에서 37일간 체류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귀국 후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그동안 이 회장의 해외 장기 체류 이후에는 항상 그룹 내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은 제일모직이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하고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 합병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계열사 조직 변동은 이 회장의 최근 의중과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 회장은 귀국 후 그간 구상해온 그룹 차원의 성장과 경영 효율화를 위한 계획이 실행될 것으로 짐작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의 인수합병 움직임도 중복된 사업 정리와 신성장 부문에 집중하기 위함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삼성 주요 계열사의 지분 관계에 초점을 맞춘 관점에선 이번 조직 변동이 삼성가 3세의 기업 상속 시나리오의 일환이라 추정하고 있다. 향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SDS 지분을 양도하고 이재용 회장과 이부진 사장은 삼성에버랜드에서 다시 독립될 수 있는 제일모직 패션부문 지분을 이서현 부사장에게 넘기는 식으로 지분이 정리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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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은 지난달 23일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키로 했고, 삼성SDS는 같은달 27일 삼성SNS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피흡수대상인 삼성SN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5.69%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였다.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율이 최종적으로 8.81%에서 11.26%로 늘어나게 되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 지분은 각각 4.18%에서 3.90%로 줄어든다. 또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25.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8.37%씩 갖고 있어 그에 양도된 제일모직 패션부문의 조직내 향배도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