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이맹희, 상속소송 '승지회' 공방

사회입력 :2013/10/02 08:11    수정: 2013/10/02 08:24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재산을 두고 맏아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셋째아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상속 소송전 항소심 2번째 심리에서 선대 회장의 유지를 놓고 대립했다.

지난 1일 서울고법 민사14부(재판장 윤준) 심리로 열린 2차 재판에서 이맹희 씨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그룹 핵심 계열사를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의 '단독 상속'이 이병철 선대 회장의 뜻과 다르다고, 이건희 회장은 맞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맹희 씨 측 변호인은 이병철 회장 사후 그룹을 수습하는 역할을 한 모임으로 '승지회(承志會)'의 존재를 언급했다.

이 모임은 장남 이맹희 씨의 부인인 손복남 CJ그룹 고문, 맏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셋째아들 이건희 회장, 막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병해 전 비서실장, 5명으로 구성됐단 설명이었다.

이맹희 씨 측은 선대 회장은 승지회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일방적 경영을 통제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승지회에 선대 회장 자녀들 외에 소 실장이 포함된 것은 이 회장에 대한 선대 회장의 신뢰가 절대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건희 회장 측은 선대 회장이 생전에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지배권과 경영권을 넘겨준 것은 다툼의 여지 없이 명백하고 이는 이맹희씨 자서전에서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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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요 계열사는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하고, 나머지 작은 계열사를 다른 자녀에게 먹고살 만큼만 증여하는 것이 선대 회장의 철칙이었다며 승지회는 오히려 이건희 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전제로 한 모임이라고 맞섰다.

이날 이맹희 씨는 소송액을 96억원에서 1천491억원으로 늘리고 항소심 인지대 추가액 6억3천만원도 납부했다. 이 씨가 패소한 1심 청구금액은 4조원대였다. 다음 변론은 내달 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