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장교 출신이 차린 스타트업 '잇뷰티'

일반입력 :2013/10/04 08:27    수정: 2013/10/04 11:26

손경호 기자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전역한 장교가 스타트업을 차리고 뷰티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서비스 중이다. 국내 뷰티 업계에 '현물 리워드 앱'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잇뷰티의 김대훈 대표㉜ 얘기다.

지난달 30일 서울 역삼동 인근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잇뷰티에 대해 캐시슬라이드처럼 광고를 보면 포인트가 적립되고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리워드앱과 유사하지만 사용자들에게 현물을 직접 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이 앱을 실행한 뒤 궁금한 화장품들에 대한 광고를 보고 나서 해당 제품을 클릭하면 앱 내 뷰티박스에 해당 제품의 샘플이 저장된다. 일정 수 이상의 화장품이 찼을 경우 이 회사는 매달 15일에 관련 제품에 대한 샘플을 배송료와 포장비 3천900원을 받고 사용자들에게 배송해 준다.

미국에서는 2011년 버치박스라는 회사가 매월 1만5천원 안팎의 비용을 내면 미니어처 화장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얼핏보면 잇뷰티 역시 비슷한 서비스로 생각하기 쉽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기존 버치박스 등은 배송되는 뷰티박스 내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으나 잇뷰티는 배송비를 지불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사용해 보고 싶거나 관심 있는 화장품들을 써볼 수 있다고 밝혔다. 보다 효과적으로 화장품 회사들과 고객들을 이어준다는 것이다.

화장품 비즈니스는 샘플을 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김 대표는 샘플 사용자들의 상당수가 중고등학생들인 것으로 나오는데 잇뷰티 사용 고객들은 배송료를 지불하면서까지 한번 써보겠다는 구매의지와 구매력이 있는 점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샘플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실제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만 집중공략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회사는 이러한 가능성을 두고 모 벤처캐피털에서 시리즈A투자를 받았으며 다른 벤처캐피털에서도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2005년 소위로 임관, 공군에서 파일럿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왼쪽 귀의 압력이 약한 탓에 전투기를 탈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는 5년 간 국방부 등에서 회계장교로 근무했다. 그 뒤 전역해 증권사에서 잠시 일하다가 아이디어만 갖고 스타트업을 차리게 된 것이다.

군 장교 시절에도 여러 차례 사회적 기업 관련 아이디어를 공모해 입상했는데 공무원 신분이라는 이유로 탈락되기도 했다. 그 역시 남자 화장품은 한 가지 브랜드만 쓰는 일반 남자들가 다를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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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잇뷰티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그동안 시장과 고객층이 분명한데도 소비자들은 업체의 도움을 받는 일부 파워블로거, 뷰티 관련 방송 등에 좌우되는 경향이 많았다는 점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샘플을 통해 더 정확한 정보를 직접 얻고, 화장품 제조사 입장에서도 눈 먼 돈이 쓰이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쌓인 양질의 고객DB를 바탕으로 맞춤형 뷰티 정보를 전달해주는 새로운 뷰티 관련 서비스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