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용량 전쟁을 끝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제 '물'로 한판 붙는다. LG전자가 먼저 정수기 냉장고로 깨끗한 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어 삼성전자도 탄산수가 나오는 디스펜서 냉장고를 출시하며 톡 쏘는 물맛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일 냉장고에서 정수된 물과 얼음이 나오는 기존 디스펜서 냉장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탄산수까지 제조되는 신제품 '삼성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를 국내 출시했다. 냉장고 내부에 정수필터와 교체가능한 탄산 가스 실린더를 장착해 버튼만 누르면 소비자 취향에 따라 3단계 농도 조절이 가능한 탄산수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엄영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4월 탄산수는 즐겨마시는 북미에 먼저 스파클링 냉장고를 출시한 결과 좋은 호응을 얻었다”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탄산수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 국내 도입하게 됐다고 출시 배경을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8월 말 정수기와 냉장고를 결합한 '디오스 정수기냉장고'를 선보였다. 기존 정수 기능을 포함한 디스펜서 냉장고보다 정수 기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월 1만8천900원인 정수관리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전략도 함께 들고 나왔다.
디스펜서 제품에는 정수 필터가 한개 탑재돼 있던 것에 비해, 신제품에는 정수기 단일 제품과 동일하게 3개의 필터를 탑재했고 스테인리스 저수 탱크를 적용해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뒀다. 여기에 헬스케어 정수기 관리 조직을 활용해 2달에 한번씩 방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주요 차별화 요소다.
삼성과 LG 양사 모두 신제품에 ‘세이빙’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3가지 제품 나눠져 있던 기능을 냉장고 하나에 흡수하면서 공간은 물론 유지비도 줄였다는 것.
삼성 스파클링 냉장고는 탄산가스 실린더 1개 교체 시 약 2만4천원의 비용만 지불하면, 연한 탄산맛을 선택했을 때 330ml병 224개 분량의 탄산수 제조가 가능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탄산수 한 병이 2천원 내외인 것을 감안 하면 탄산수를 즐겨 마시는 소비자로써는 훨씬 경제적이다. 음용뿐만아니라 생선과 채소를 씻는데 사용하거나 얼굴을 씻으면 각질이 제거되는 등 활용 다양한 것도 장점이다.
다만 20만원 내외면 탄산수제조기 구입이 가능한데 냉장고 가격은 430만원대로 고가라 탄산수 제조기와 냉장고를 별도로 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는 자사의 정수기 냉장고가 정수기를 별도로 구입하는 것보다 제품 구입비를 약 14%(일반 정수기 5년 계약과 비교) 절약할 수 있고 전기료도 19%(자사제품 기준)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냉장고 용량 면에서는 LG전자가 조금 앞서는 모습이다. 삼성 스파클링 냉장고는 탄산 가스 실린더도 장착해야 하는 만큼 900리터 냉장고 지펠 T9000과 제품 외관의 크기는 비슷하지만 냉장고 용량은 790리터로 줄어 들었다. 반면 LG 정수기 냉장고는 855리터 대용량으로 출시됐다. 고효율 단열재 기술로 내부공간을 최대화한 결과다.
냉장고는 한번 사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가전이기 때문에 에너지효율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정수기능이 추가된 디스펜서 냉장고는 보통 에너지 효율이 좋지 않은 편이다. 삼성 스파클링 냉장고는 4등급, LG 정수기 냉장고는 3등급을 받았다.
에너지소비효율에 대해 엄 부사장은 어려가지 고급기능을 넣은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에너지와 기능을 트레이드(맞교환)하기도 한다”며 “연간 지불하는 전기세 차이는 크지 않고 탄산수 제공이라는 추가적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효용이 더 크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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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제품이 출시되고 초기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는 시기를 감안하면 연내 월 500대 정도가 판매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양문형 냉장고 판매 중 10%는 스파클링 냉장고가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정수기 냉장고 출시당시 냉장고의 효율성과 살균 서비스를 결합한 신개념 냉장고로 시장에서 새장을 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