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독점한 모바일 게임 시장 격변

일반입력 :2013/09/09 11:50    수정: 2013/09/09 11:51

남혜현 기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가 독점한 온라인 게임 시장 성장률이 한 풀 꺾인 가운데, 수익의 빈 공간을 모바일이 빠르게 채우는 상황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폭이 온라인을 크게 웃돌았다.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흥행 여부를 고려해 신작 출시를 뒤로 미룬 가운데, 모바일 게임 출시가 봇물을 이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게임 내수 규모 추정치는 2조4천100원으로 전년 대비 3.4%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성장폭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2조2천300억원으로, 연간 성장률은 9.9%였다.

온라인에 주력하던 대형 게임업체들은 수익의 빈 공간을 모바일에서 찾았다. 국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 본격 열린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천만 다운로드로 '국민 모바일 게임'이 나오기 시작한 때다.

IDC 김혜림 연구원은 온라인 게임도 성장 시장으로 분류되지만, 성장률은 감소했다. 그런 추세 속에서 온라인 게임사들이 활로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모바일로 비중을 가져 가며 손해가 보이는 부분을 상쇄시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새로 나온 모바일 게임의 공통점이다. '잘 나간다'는 모바일 게임은 모두 'for 카카오(kakao)' 이름표를 달았다. 개발사들이 카카오가 만든 가두리 양식에 제발로 들어가 갇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상반기 성공한 모바일 게임을 살펴보면 이같은 상황을 이해하기 쉽다. 이날 기준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10위권은 카카오 게임이 싹쓸이했다.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 쿠키런, 애니팡, 마구마구2013 등이 매출 상위권을 독식했다.

1~2분기에도 윈드러너, 우파루마운틴, 다함께 차차차, 다함께 퐁퐁퐁, 에브리타운, 헬로 히어로 등이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모두에서 선방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3천만명 이용자가 총 3억건의 앱 을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 내려받았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출시된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란 것을 감안하면, 이 플랫폼이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카카오 측은 자사 플랫폼을 타고 출시된 게임 중 60%가 1억원 이상 매출을 거뒀다고 최근 밝혔다. 올해 모바일 게임 성장폭은 온라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9일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를 달고 나온 게임은 총 235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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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시장지배력은 지난 3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동시 출시를 카카오 입점하기 조건으로 내건 이후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에서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졌던 카카오 게임이 정책 변경 이후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김혜림 연구원은 카카오가 모바일 게임 시장을 독점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바일로 게임 환경이 바뀌는데다 카카오 게임하기 론칭 이후 게임 연령층이 다양해 졌고 장르도 미드코어로 확대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