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펜 프린팅’ 기술개발

일반입력 :2013/08/28 18:05

정윤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유연 유기전자소자를 ‘펜’으로 그림을 그리듯이 간단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금속, 플라스틱, 섬유 등 다양한 재료에 적용 가능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몸에 부착하는 생체 센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 조길원 단장과 한밭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이화성 교수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결과는 재료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 최신호(8월 21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오는 2020년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4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때문에 높은 유연성을 갖는 유기전자소자를 제작하기 위한 핵심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유기전자소자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방식으로 넓은 면적에 빠르고 균일하게 전자소자를 프린팅하는 원천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잉크젯 프린팅 기술은 복잡하고 느리며, 높은 비용이 소요되어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식물 뿌리에 있는 물이 줄기를 거쳐 잎맥까지 이동하는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모세관 펜 프린팅 인쇄 장치를 개발했다. 이후 플라스틱 기판 위에 투명하고 유연한 유기박막 트랜지스터를 인쇄하는데 성공했다.

개발된 기술은 가느다란 펜 형태의 고정용 패터닝 노즐에서 일정한 속도와 양으로 인쇄용 전자잉크가 나오도록 고안됐다. 마치 펜으로 그림을 그리듯이 지그재그, 나선, 점 등 다양한 모양의 패턴을 정확하고 빠르게 그려낼 수 있다. 비용도 잉크젯 프린팅에 비해 대폭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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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접었다 펴는 휴대폰, 종이처럼 말아서 가지고 다니는 태블릿PC와 같은 전자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몸에 부착해 인체신호를 측정하는 의료용 센서, 통신 및 다양한 계측기능이 포함된 잠수복 등 새로운 시장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금속, 유리, 유연 고분자 기판 등 다양한 소재에 펜으로 그리는 간단하고 빠른 접촉식 인쇄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차세대 소프트 전자소자의 대량생산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