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말랑말랑해지면 도대체 뭐가 좋은거야?”
최근 플렉서블(flexible, 휘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스마트폰 출시 여부에 대한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간 플렉서블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흘러나왔지만 지난 8일 개막한 CES2013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플렉서블 OLED를 접목한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사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제 별로 어렵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관건은 이를 어떻게 제품으로 만들어 실제 상용화 시키는 것인가다. 화면만 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완전한 플렉서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회로를 이루는 기판이 같이 휘어줘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와 비교해서는 진척이 매우 느리다는 점이 문제다.
그간 공개된 화면이 크게 휘는 OLED 스마트폰의 경우 제품 하단에 두꺼운 배터리와 회로 부위와 연결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술이 모두 완성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휘는 스마트폰이 기존 딱딱한 스마트폰보다 신기하다는 것 이외에 어떤 점에서 편리할 지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다. 남은 것은 개발자들의 무한한 상상력 뿐이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 디스플레이가 딱딱한 배터리와 기판은 그대로 남겨두고 휘는 화면을 접목시킨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 전면 뿐 아니라 측면도 화면 - 확장형
가장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형태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러한 형태의 프로토타입 실물을 CES2013에 들고 나오기도 했다. 화면을 구부려 전면 이외에 측면에도 화면을 배치했다.
단순히 0.5인치 가량 화면이 넓어진 것 뿐이지만 UX 측면에서 상당한 편리함을 가져다 준다. 이곳에 자주 쓰는 아이콘을 배치해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중에도 언제든지 필요한 기능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커버를 덮어도 측면 화면을 남겨 간단한 조작이나 문자 메시지 등을 확인하는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해 보인다.
다만 기존 딱딱한 스마트폰과 비교해 특별히 제품이 구부러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때문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초기 스마트폰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접으면 스마트폰...펴면 태블릿 - 폴더형
마치 수첩처럼 좌우로 펼칠 수 있는 형태의 플렉서블 스마트폰이다. 접을 경우에는 전면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일반 스마트폰 형태로 쓸 수 있고 펼치면 6~7인치 크기의 태블릿이 된다.
회로기판과 배터리 등 딱딱한 형태를 기존 크기 그대로 남겨두고 화면만 접는 식이기 때문에 구현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 다만 접힘 부분의 내구성이 기술적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가령 위 아래로 펴고 닫는 폴더폰의 경우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경첩 부위에 수십만번의 내구성 테스트를 거친다.
반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이러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직까지 시제품으로 구현된 사례는 없다.
■ 버튼 한번이면 마술처럼 ‘짠’- 스크롤형
긴 막대 형태의 스마트폰에서 버튼을 누르면 말린 화면이 도르르 펴지는 형태다. 이쯤되면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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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형태지만 기술적 이슈는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라고 해서 종이처럼 유연하게 말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막대 부분을 작게 만들기 위해서는 회로 설계 기술이나 배터리 성능이 지금보다 몇 단계 발전해야 한다. 펼쳤을 때 사용하기 쉽도록 화면을 딱딱하게 고정시키는 것도 문제다.
다만 화면이 말리는 것만 빼면 지금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한 시제품이 대부분 이러한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스마트폰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