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애플이 MS보다 위험하다"

일반입력 :2013/08/25 15:21    수정: 2013/08/26 14:26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던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가 애플에 대한 비관적인 진단을 내놨다. PC와 윈도의 위기에 스티브 발머 CEO까지 은퇴를 선언한 MS보다 애플이 더 큰 문제를 가졌다는 것이다. 변덕스러운 개인 소비자에 의존하는 애플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폴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에 즈음한 애플과 MS의 대칭 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나는 기술산업계에 박식한 사람은 아니지만 발머의 사임에 대한 의미에 정통하느라 바쁘다”라며 “전성기 MS의 전략과 오늘날 애플의 전략 사이에 주목할만 한 대칭이 존재한다”라고 적었다.

그는 MS가 처한 상황보다 애플의 상황이 더 비관적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개인의 구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골자다. MS가 기업 IT매니저를 소비자로 둔다는 점과 비교했다. 기업의 IT매니저는 막대한 돈을 움직이고 보수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다. 반면 애플은 구매력에 한계를 갖는 소비자가 언제 변심할 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의존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물론 애플이 삼성전자에 비해 3배 더 높은 소비자 충성도를 갖고 있다. 크립보고서에서 애플은 가장 선호되는 브랜드로 꼽혔고,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바꾼 경우가 아이폰을 갤럭시로 바꾼 경우보다 3배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충성도가 얼마나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그는 1980년대 MS와 애플을 비교했다. 두 회사 모두 운영체제를 파는 회사였지만 걸어간 길은 달랐다. 그는 “당시 애플이 더 나았지만, 애플은 시장의 본질을 잘못 이해했다. '우리는 더 나은 시스템을 가졌고, 오직 우리만의 아름다운 머신을 사용하게 하고, 프리미엄 가격을 매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이어 “반면 MS는 SW라이선스만 판매하고, 많은 사람들이 싼 가격의 하드웨어를 자유롭게 선택하게 했다. MS는 윈도 네트워크의 중심에서 지휘자 입장이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윈도를 썼다. 더 많은 소프트웨어가 있었고, 기업 기술부서도 윈도를 서포트하기 위해 준비됐다”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MS의 지배력은 오늘까지 지속된다. 그는 “이 글을 윈도7 노트북으로 쓰고 있고 애플 노트북을 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윌슨스쿨 IT부서 사람들이 애플 제품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T매니저와 MS의 끈끈한 관계에서 비롯된 현실을 자신의 경우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다음으로 모바일 얘기가 시작된다. 그는 “MS는 모바일 기기에서 배를 놓쳤지만, 애플은 ‘일시적으로’ 커브의 맨 앞에 섰다. 나는 일시적이라 말했는데, 이는 애플제품이 더 이상 드라마틱한 품질을 갖지 않는다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휴대폰에 대한 자신의 현재를 언급했다.

그는 “한때 아이폰을 가졌지만, 그것은 물에 빠져서 살아남지 못했고, 지금은 삼성 제품을 쓰고 있다”라며 “둘 사이에 차이점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화질 때문에 아이패드2를 사서 쓰고 있다. 그러나 내가 재킷 주머니에 넣을 작은 태블릿을 원한다고 결정했을 때 아이패드미니는 경쟁 안드로이드 제품보다 크게 좋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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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애플의 제품이 경쟁자에 비해 눈에 띄게 좋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는 “MS와 다르게 애플은 지금 낮은 등급의 제품을 팔지 않는데, 애플은 경쟁자보다 별로 나을 게 없는 제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라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네트워크 측면에서 주로 앱들이 훨씬 더 풍부하다고 하는데, 나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MS와 비교해 애플의 통치 전망은 애플의 자물쇠가 거의 안전하지 않다는 인상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