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 닮은 ‘갤럭시 골든’ 직접 써보니...

일반입력 :2013/08/23 14:36    수정: 2013/08/26 09:19

정현정 기자

‘아버님 댁에 한 대 사드려야겠어요’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폴더형 스마트폰 ‘갤럭시 골든’은 ‘스마트폰 쓰자니 터치가 영 어려워서’, ‘카톡은 하고 싶은데 스마트폰은 불편하고’라고 느끼는 중장년층이나, 시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은 쓰지만 개인용으로는 여전히 피처폰을 사용하는 ‘투폰족’ 비즈니스맨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갤럭시 골든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은 사진을 보고 떠올렸던 것과는 달랐다. 기존 폴더폰과는 전혀 다른 크고 묵직한 느낌에 검은 색상의 외관이 에쿠스 같은 고급 세단을 떠올리게 한다. 테두리는 샴페인 골드 색상으로 장식해 중후한 멋을 한껏 살렸다. 크기는 118X59.5mm로 아이폰4와 유사하다. 대신 두께는 15.8mm로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두껍다.

갤럭시 골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듀얼 디스플레이’다. 휴대폰 외부와 내부에 3.7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폴더를 닫으면 외부 화면을 터치해 스마트폰처럼 사용하고 폴더를 열면 내부 화면과 키패드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외부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홈, 메뉴, 뒤로가기 버튼이 터치키 형식으로 위치해있으며 내부 키패드에는 홈, 메뉴, 뒤로가기, 카메라가 바로가기 버튼으로 내장돼있다. 이를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기존 피처폰과 동일한 친숙한 디자인이다.

터치 외에 키패드만으로 스마트폰 조작이 가능하도록 사용자경험(UX)이 마련됐다. 홈화면이나 메시지 등 기본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방향키를 누르면 상화좌우로 내비게이션이 가능하고 OK 버튼과 자판 만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폴더를 연 상태에서도 입력 화면을 두 번 터치하면 가상키보드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문자를 입력할 수도 있다.

홈화면에서는 기존 스마트폰과 동일한 기본모드 외에 스마트폰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이지모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지모드에서는 시계, 날씨 전화, 연락처, 메시지, 카메라, 갤러리, 인터넷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만 큼직하게 표시되기 때문에 조작이 간편하다.

폴더를 닫은 상태에서도 전화통화가 가능하지만 전면에는 스피커홀이 없다. 진동자 리시버 탑재로 단말기 표면 전체가 리시버로 동작해 스피커홀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폴더를 열지 않은 채 단말기 표면 어디에 귀를 대더라도 통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UX를 그대로 폴더폰으로 옮겨놓다보니 조작에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띈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터치를 기본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스크롤을 내리거나 원하는 메뉴에 진입하는데 여러번 조작이 필요했다. 앞으로 이같은 폴더형 스마트폰 모델이 계속해서 출시된다면 키패드를 통해서도 원활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UX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이다.돋보기, FM라디오, 명함인식 등 기존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던 중장년층에 특화된 기능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돋보기를 실행하면 스마트폰 카메라가 돋보기로 변신한다. 배율을 조정할 수 있고 조명도 켜고 끌 수 있어 작은 글씨를 확인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명함인식은 명함을 카메라로 찍으면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웹사이트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연락처에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동안 유료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제공되던 기능으로 많은 명함을 주고받는 비즈니스맨들에게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능이다.

만보기·체중 관리 등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S헬스’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DMB를 지원하지 않는 부분은 다소 아쉽다. 대신 FM라디오 애플리케이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메라 기능은 폴더를 닫거나 열었을 때 모두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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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골든은 기존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속속들이 이용하지 않았던 중장년층이라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모드에 카메라, 카카오톡, 인터넷 등 자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만 등록해놓으면 기존 피처폰과 같은 방식으로도 충분히 이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스마트폰 쿼티 자판에 영 익숙하지 않았던 사용자들도 꾸꾹꾹 누르는 방식의 천지인 자판이 반가울 만하다.

갤럭시 골든은 안드로이드 4.2 젤리빈 운영체제(OS)에 1.7GHz 듀얼코어 AP, 800만 화소 카메라 등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에 비해 사양은 뒤지는 편이다. 제품 출고가는 79만9천700원이다.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지난 21일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