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블랙아웃' 총력 대응

사회입력 :2013/08/12 16:26    수정: 2013/08/13 08:35

임민철, 박수형, 이재운 기자

하루중 전력위기 경보가 2차례나 발령되는 등 전력대란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제조 및 통신업계가 블랙아웃을 막기 위한 총력 대비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사무실과 생산설비 운영 계획에 절전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완벽한 대책을 장담키 어려운 블랙아웃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블랙아웃 상황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사업장에는 자동전원공급장치(UPS)와 자체발전기가 가동된다. UPS는 전원을 복구시키거나 여의치 않을 때 발전기를 돌리는 중간에 라인 가동 중단을 막는 배터리로 30분 정도 버틸 수 있다. UPS와 발전기는 필수 핵심장비를 위한 것일 뿐 전체 라인을 돌리는 수준은 안 된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모바일 및 가전제품 생산공장에선 비상 발전기를 가동하는 방안이 최선인 듯 보인다.

■반도체-제조 생산부문, 블랙아웃만은 피해야

정전시 삼성전자, LG전자의 가전과 모바일기기 공정은 중단과 재가동이 어느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도체 라인은 잠시라도 멎을 경우 모든 생산물을 폐기하는 등 손실이 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에서도 생산설비 중 클린룸 온습도 유지를 위해 가동하는 냉동기 가동시간대를 주간에서 심야로 바꾼 '빙축열시스템'을 운영한다. 원래 외기온도에 맞추려면 낮시간에 가동해야 하는데 전력소비율이 높은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생산부문에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생산 공정이나 라인 가동을 조정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LG전자는 시설 내부 손실에너지를 직접 차단, 절감하는 '에너지감시단'을 24시간 교대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전력손실 방지와 추가 절감기회를 찾아낸다는 취지다.

LG디스플레이는 예비 전력이 '심각' 단계에 돌입하기 이전까지는 별도의 조치 없이 한국전력이 제시하고 있는 전력 사용 상한량을 준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비 전력이 100만Kw 미만인 '심각' 단계에 돌입할 경우에는 비상대응체제를 운영하고, 제품 생산에 필수적이지 않은 사무실 등의 공조를 중단하는 등 미리 준비된 비상조치를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는 방침이다. 블랙아웃 상황에 대비책이라 할만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블랙아웃이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처럼 UPS 작동과 비상전력 가동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 이와 별개로 비생산설비를 위한 비상발전기를 상시 가동한다. 자체 전력을 공급해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아 쓰는 전력량을 줄이고, 기존에 자체 생산하던 반도체 생산용 가스를 외부에서 구매해 전력 사용량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의 사무공간에서는 평상시 여름철 절전지침보다 좀더 강화된 전기절약방안이 운영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사무실 조명 끄기와 냉난방기 사용 자제, PC와 프린터 등 사무기기 전원관리를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닫힘버튼 안 누르기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지난 7월부터 가동해온 전사 에너지절약태스크를 이달 말까지 운영해 에너지절약캠페인 사내방송, 낭비요소 수시 점검, 임직원에 에너지절약 부채 제공과 쿨맵시 복장 권장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0일까지 오전10~11시, 오후2~5시 사이 사무실 공조설비를 교대 가동하며 임직원들에게 부채를 나눠주고 담당 임원 재량아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

■이통3사 블랙아웃 발생시 통신두절사태 예방 촉각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으로 꼽히는 이동통신사도 고민의 예외는 아니다. 전력난으로 기지국 정전 등 통신 두절 상황이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올 여름이 시작하면서 정전 사태에 대비한 에너지 절감정책을 마련했다. 원전 발전 정지 등으로 조기에 대응책을 시행한 것이다.

이통3사는 클라우드 기반 에너지 절감 원격 솔루션이나 자가전력 발전 시스템 가동, 통신장비 에너지 소비등급 관리, 저전력 기지국 구축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에너지 절감책을 넘어 정전시 대응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력 수요가 늘어나 블랙아웃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이통 3사는 정전을 대비한 방안도 갖췄다. 주로 이동식 비상 발전기를 통해 기본 전력을 공급하고, 기지국은 충전식 배터리를 통해 복구 시간 동안 통신 두절을 막는 방식이다.

우선 SK텔레콤은 1천200명의 비상복구 팀이 대기 중이다. 이들은 블랙아웃이 발생한 지역에 이동식 발전장비를 설치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비상 근무 인력을 확충한다.

KT 역시 현장출동 인력 1천500명을 상시 대기시킨다. 실시간 전력 사용량과 전력 예비율을 감시하면서 이동식 발전기와 발전 차량으로 대응한다.

LG유플러스는 전기 공급원인 한국전력의 전기공급 회선에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기지국 전기공급 회선과 UPS에 이중화 작업을 마쳤다. 하나의 전원 공급이 멈춰도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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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업계 관계자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주요 거점부터 전력을 공급해 통신을 가능케 한다”면서 “기지국 배터리 지속시간이 2시간 정도기 때문에 대규모 블랙아웃이 장기화될 경우 통신 두절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우리나라 예비전력은 오전 11시께 500만kW 밑으로 한 번, 오후 1시에 또 한 번 내려가면서 경보 1단계인 '준비'단계가 발령됐다. 160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예비전력은 오후 2시 436만kW(5.96%), 오후 4시께 469만kW(6.44%)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임민철, 박수형, 이재운 기자imc@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