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X, 실패 점쳐지는 3가지 이유

일반입력 :2013/08/02 09:32    수정: 2013/08/02 10:51

봉성창 기자

모토로라가 구글에 인수된 후 내놓은 첫 번째 작품 ‘모토X’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다채로운 소비자 주문형 생산 방식과 X8 컴퓨팅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설계를 들고 나왔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모토로라는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서 행사를 통해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 ‘모토X’를 정식 발표했다.

모토X는 4.7인치 크기의 720p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퀄컴 스냅드래곤 S4 프로를 포함해 설계된 X8 컴퓨팅 시스템, 2GB 램, 16GB 내장메모리를 채택했다. 배터리 용량은 2천200mAh이며 저전력 설계를 통해 24시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구글 측은 밝혔다. 1천만화소 후면 카메라, 200만화소 전면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4G LTE, NFC 등을 지원한다. 가격은 2년 약정 기준 199달러로 책정됐다.

또한 커스터마이징 주문 웹사이트 ‘모토메이커’를 통해 전면과 후면 색상을 소비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잇으며 제품 원하는 문자를 새겨넣을 수 있다. 모토로라는 모토X의 출시 지역을 아직까지 미국으로만 한정할 계획이며 정확한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양 측면에서 보면 모토X는 중저가 보급형 제품에 가깝다. 최신 하이엔드 스마트폰과는 다소 격차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만 보면 갤럭시S4나 아이폰5와 경쟁해야 될 판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아이폰5의 미국 내 2년 약정 가격은 199.99달러(AT&T, 16GB 기준)이다. 갤럭시S4 역시 199.99달러(AT&T, 16GB 기준)다. AT&T에서 2년 약정시 200달러가 넘는 스마트폰은 노키아 루미아 1020과 삼성 갤럭시노트2 밖에 없다. 구글 모토X와 비슷한 사양의 제품은 대부분 99달러 이하거나 공짜다.

모토X가 내세운 차별화된 특징 역시 별로 신선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커스터마이징을 내세웠지만 이는 외관에 한정될 뿐이다. 만약 전체 사양이나 화면 크기, 방수 여부 등 소비자들이 선택 여부가 더 많았더라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단순히 디자인 뿐이라면 전용 케이스 등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요컨대 이러한 모토메이커를 통한 커스터마이징이 결정적 구매 동기는 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물건만 늦게 받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팬택이 한발 앞서 이와 비슷한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모토로라가 내세운 ‘메이드인USA’ 애국심 전략이 과연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지도 미지수다. 현재 모토X는 미국 지역에서만 판매될 예정이며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는 출시 예정이 없다. 즉, 미국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제품 자체도 철저하게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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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지난 애국심 마케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과 낮은 성능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을 대표하는 스마트폰은 아무리 중국 생산을 고집한다고 하더라도 애플이며 그 자리를 모토X가 차지하기 위한 매력은 부족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잘 팔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블랙베리Z10, HTC 원, 노키아 루미아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회사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