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급사 페가트론, 제2 폭스콘 우려”

일반입력 :2013/07/29 17:31    수정: 2013/07/29 17:38

이재구 기자

닭장같은 기숙사에 몰아넣고, 임금떼이고, 채용대행회사에 또 떼이고, 주민카드는 회사에 빼앗겨 이직도 맘대로 못하고....

폭스콘과 함께 애플의 공동 제품하청업체로 선정된 페가트론이 제2의 폭스콘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비난과 함께 우려를 낳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현지시간) 차이나노동감시(China Labor Watch)가 곧 발표할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제2 하청생산업체인 페가트론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우려할 만한 사태를 낳을 수 있는 것으로 비난받고 있다.

■중국노동감시 보고서, 페가트론의 열악한 근로환경 지적

페가트론에게 부정적인 여러 주장은 다음과 같다.

•페가트론은 근로자들의 주민카드를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페가트론 직원들이 이 회사외에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없도록 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공장에 들어가기까지 30분을 기다려야 하고 비좁기도 한 열악한 주거 환경을 제공받고 있으며, 차가운 샤워시설과 닭장같은 기숙사도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페가트론의 임금과 관련, 일부 직원은 그들의 임금을 덜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관련, 페가트론 인력채용회사가 일부를 취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채용회사는 심지어 직원에게 벌금까지 매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근로자들은 애플이 지정한 한주간 최대 근로시간인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발표된 애플 공급자 의무를 적시한 문서에는 페가트론 직원들이 주당 46시간 근무를 의무화하고 있다.

•페가트론 자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아이패드 금속판 제작을 위해 지급하는 장갑은 충분히 손을 보호하지 못하는 열악한 제품이었다.

■근로자들, 인력채용 브로커 횡포에 두 번 운다

보고서는 “인력채용 대행사들이 소개시킨 근로자들을 대신해 페가트론이 약속한 급여를 받으며, 때때로 일정기간 동안 일하지 못하게 되거나 법적으로 보장된 보험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를 대신해 급여문제에 관여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허난성의 주라는 성을 가진 한 페가트론 공장 근로자는 “채용회사 소개를 받고 페가트론에 입사했지만 채용회사로부터의 벌금을 피해 3개월만 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이 여성은 아이폰 조립라인에서 일하고 있는데 자신은 3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채용 대행사들은 모든 것을 말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같은 문제들에 대해 성명서를 통해 우리의 공급사가 안전하고 공정한 근로조건을 제공핳려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이래로 페가트론 공장에 대해 지난 18개월동안 이뤄진 불시감사를 포함해 철저히 감사를 해 왔다고 밝혔다.

애플은 “일부 취업 브로커들이 근로자의 신분증을 보관하면서 주지 않으면서 (오히려)페가트론에게 이런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또 이같은 차이나노동감시보고서의 주장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하면 시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초 폭스콘근로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에 항의하는 표시로 14명 이상이 여러차례에 걸쳐 잇단 투신자살 사태를 불러 일으켰다. 이어 애플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폭스콘근로조건은 전세계적인 주목을 끄는 등 새로운 상황으로 전개됐다.

관련기사

이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폭스콘에서 이같은 사태가 발생해 문제가 되자 “우리는 우리의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전세계 직원들에게 신경쓴다. 어떤 사고도 큰 문제가 된다. 또 근로조건에 대한 어떤 문제도 우리가 우려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페가트론은 지난 수년간 폭스콘과 함께 애플 제품을 미미한 규모로 생산해 공급해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폭스콘이 공급처 다양화전략을 취하면서 페가트론이 애플 제품 물량을 대거 수주해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