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노동자, i슬레이브로 전락한 까닭은?

일반입력 :2012/09/26 14:09    수정: 2012/09/26 18:27

송주영 기자

아이폰이 개발되는 미국의 반대편 중국에는 아이폰의 생산을 도맡아 하는 곳이 있다. 아이폰의 생산기지, 바로 그 유명한 폭스콘 공장이다.

폭스콘 공장이 또 다시 시끄럽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공장이 폭발하고 폭동이 일어났다. 씨넷 기자가 문제의 그 곳 폭스콘을 찾았다.

그가 만난 소녀의 이름 리 우에다. 21살의 밝고 명랑한 소녀다. 6월의 더운 어느날 그녀는 폭스콘 공장 문 앞 터치스크린 앞에 줄지어 있었다. 흰색 티셔츠, 청 반바지 차림의 그녀는 분홍색 양산을 들고 있었다. 6월의 햇볕은 뜨거웠다.

그녀는 폭스콘에서만 일할 수 있다면 어떤 자리이든 상관없었다. 리는 허난성 경찰대학 1년을 마쳤지만 직업을 구하지 못했다. 그녀는 밝은 성격에 영어도 잘했다. 직장 초년병다운 열의가 넘쳤다. 리는 폭스콘 취업에 성공했다. 리는 오후 버스를 타고 다시 산서성 타이위엔 폭스콘 공장으로 이동했다. 10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끊임없는 소동, 급기야는 폭력사태

지난 23일 리가 일하는 타이위엔 공장에는 폭력사태가 일했다. 이 곳은 7만9천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폭스콘은 “2천명 가량의 일부 근로자만이 연루된 개인적인 원인의 싸움이었다”고 발표했다. 하루동안 공장 운영도 중지됐다. 중국 당국은 사태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폭스콘은 꾸준히 “공장과 관련된 사건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폰 공장의 끊임없는 소동. 주말에 일어난 폭력은 사건일지에 또 한건의 사고를 더했다. 폭스콘 공장은 연속된 자살부터 시작해 공장 폭발, 열악한 노동 조건 보고 등 수많은 악재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높은 생산성에 대한 압박, 부품업체의 입지가 충돌하며 흔들리는 모습이다. 드러나지 않은 요인에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성도 있다. 시골에서 올라온 노동자들에게 폭스콘은 꿈이다.

폭스콘은 다른 중국내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편이다. 그래도 직원들은 기숙사 임대료를 내는 것에도 벅차다. 시골에 사는 가족들에게 보내야 할 돈은 늘 부족하다.

■열악한 노동환경 속 참아야 하는 이유는?

폭스콘 관리자들은 직원들에게 우리나라나, 서구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비하발언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직원들은 꾹 참는다. 폭스콘 밖에는 입사를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쉽게 해고될 수 있고 쉽게 대체가 가능한 구조다.

폭스콘에서 일하는 한 근로자는 “고용주는 밖에는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항상 말한다”며 “내부 인력을 해고하고 싶다고 덧붙인다”고 말했다.

폭스콘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동안 아이폰5는 꾸준히 팔려나갔다. 애플은 출시하자마자 500만대의 아이폰을 팔았다. 아이폰4S 첫주 판매량 400만대 기록도 갈아치웠다. 애플이 증권가의 전망치를 충족하려면 더 많은 소재, 인프라, 노동자, 이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폭스콘에서도 더 늘어난 아이폰 수량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폭스콘? 열악한 근무환경 신문봐서 알아요”

폭스콘에 취직한 리는 중국 허난성 화이양이 고향이다. 중국 정저우에서 190km 남동쪽에 위치한 곳이다. 그녀도 폭스콘 공장의 자살사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읽었다고 했다.

그래도 그녀는 폭스콘에 입사했다. 입사 인터뷰에서는 흉터, 문신 등 기본적인 질문을 받았다. 그녀는 타이위엔까지의 버스비로 150위안(한화 2만6천원)을 받았다. 월급은 1천550위안(한화 27만원)이다. 폭스콘은 정저우공장에 대해서는 지난달 월급을 1천800위안(한화 31만원)으로 올렸다.

리는 “폭스콘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했지만 “그래도 다른 회사보다는 월급이 많아요”라고 했다. 그녀의 손에는 분홍색 양산 대신 분홍색 지갑을 들고 있었다. 음식물이 가득 담긴 봉투도 들려 있었다. 리와 같은 노동자는 중국에는 굉장히 많다. 노동자들은 알루미늄, 플라스틱과 동일한 부품일 뿐이다. 노동자들은 타이위엔, 정저우, 센젠, 다른 도시 등으로 옮겨 다니며 아이폰을 만든다. 그들이 떠난 작업장에는 다른 노동자가 들어온다. 리처럼 이제 막 시작하는 노동자들이다.

폭스콘은 애플, 델, HP 제품을 생산한다. 중국 내 고용 인력만 110만명 수준이다. 대규모 인력이지만 중국 전체 인구와 대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 인구는 13억명이다.

폭스콘은 커가고 있다. 정저우에서는 어디를 가도 폭스콘 상점을 볼 수 있다. 12층에 이르는 기숙사는 스카이라인을 바꿨다. 폭스콘은 샹후 수년 동안 30만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다.

■“한살 딸 보고 싶지만 추가근무 해야죠”

폭스콘에서 만난 26세의 여성 노동자는 고향의 가족을 그리워한다. 그녀는 자신의 성이 마라고 했다. 이름은 말하지 못했다.

폭스콘은 허락 없이 기자들과 만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녀는 처벌이 두려웠지만 대다수 폭스콘 직원들이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털어놨다. 동그란 안경에 순진한 인상의 그녀는 꽃무늬가 그려진 밝은 상의를 입고 있었다. 일할 때는 폭스콘에서 지급한 폴로 셔츠를 입는다.

그녀는 서비스 부서에서 근무했다. 조립라인에서 가져온 아이폰의 결함을 찾는 일이다. 폭스콘에서 일한 기간은 3개월이다.

고향은 허난성 동부에 있는 상큐다. 740만명이 사는 작은 도시로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220km 가량 떨어졌다. 그녀의 고향에는 폭스콘만큼 많은 돈을 주는 직장이 없다.

마의 고향에는 이제 겨우 한 살인 딸과 어머니가 있다. 고향을 떠난 뒤로는 어머니도 딸도 보지 못했다. 마는 “딸이 너무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마의 남편은 중국 남부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정확한 지역은 모른다. 그들 부부는 그녀가 고향을 떠난 뒤로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폭스콘이 그렇게 나쁜 회사는 아니라고 했다. 평범하다고 했다. 그녀는 하루에 8시간, 일주일에 5일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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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는 초과근무를 가능한 하려고 한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한달 월급은 1천550위안(한화 27만원)이다. 폭스콘의 초급 노동자들이 받는 액수다. 마는 7명의 노동자들과 기숙사 방을 함께 쓴다. 음식은 폭스콘 식당에서 먹는다. 임대료, 식대 등을 내고 나면 집으로 보낼 돈이 없다.

마는 소문을 걱정하고 있다. 정저우 기숙사 운영업체가 임대료를 올릴 것이라는 소문에 불안하다. 그녀에게 초과근무는 필수다. 적은 월급을 보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폭스콘에 대한 기사가 나간후 중국은 한달에 36시간까지만 초과 근무를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