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블랙박스가 진화하고 있다. 낮은 시장장벽으로 200개가 넘는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기술 발전 속도가 무섭다. 단순한 사고녹화용 카메라를 넘어 진정한 '주행자료 기록장치'로써 진화를 예고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향후 블랙박스는 차량운행기록 장치인 OBD를 연동해 차량주행 시 운행거리, 속도, RPM, 기어단수, 주행 누적 거리 등의 정보를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녹화하는 기술이 차후 블랙박스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요 블랙박스 업체들이 이러한 기능을 연구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OBD시스템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곳도 있다. 큐알온텍은 OBD 시스템과 연동되는 블랙박스 ‘루카스 LK-7500 FHD 리얼’을 9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방향등, 브레이크, 핸들회전각, 기어포지션 및 단수, 액셀러레이터 페달, RPM, 현재속도와 주행거리, 블랙박스 공급전압 정보 등을 블랙박스의 영상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엑셀파일로도 저장이 가능하다.
큐알온텍은 관계자는 루카스 LK-7500 FHD 리얼은 OBD단자를 통해 실시간 차량운행 정보와 운행기록 및 차량진단기능을 바로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사고발생 시 주행정보와 영상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사고 원인분석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블랙박스가 기존의 단순한 영상기록장치에서 차량과 연동하여 차량거동정보와 운전자 조작정보 등을 영상에 표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블랙박스에서 여전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사양은 역시 화질이다. 초기 블랙박스 모델은 대부분 VGA급(640×480)이었다. 초기 낮은 화질 제품이 차량 번호판을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 블랙박스 무용론이 일기도 했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이 전방에 HD급(1280×720) 이상의 카메라를 탑재해 출시되는 추세다. 풀HD급(1920×1280) 제품도 찾아볼 수 있다. 아직 전방 카메라만 HD급 이상 카메라를 탑재한 제품이 많지만 고급 제품일 경우 전후방 모두 HD급 카메라를 탑재해 출시하고 있다.
화질에 있어 카메라 화소수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프레임 비율이다. 프레임은 일초에 몇 장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느냐를 말하는데, 30프레임 이상 녹화하는 제품은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영상을 얻을 수 있다.
팅크웨어의 블랙박스 '아이나비G700'과 파인디지털의 ‘파인뷰 CR-2i’, 현대 엠엔소프트의 ‘소프트맨 R350D’ 등 고사양 모델들이 전후방 HD급 고화질 영상을 30프레임으로 녹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채널수의 증가도 눈여겨볼 만한 진화다. 초기 모델이 1채널을 지원했던 것에 비해 전후방 2채널은 물론 좌우까지 4채널을 지원하는 제품도 최근 선보이고 있다. 전후좌우 모두 녹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4개의 카메라로 녹화해야 하는 만큼 본체가 별도로 필요하고 부피도 크다는 단점이 있다. 또 현재 출시된 제품들은 가격이 200만원 대로 비싸 실수요가 많지 않은 편이다.
최근 주요 업체들은 4채널을 지원하면서 제품 크기와 가격을 줄일 방법을 연구 중이다.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는낮은 화질과 제품 스팩에 따른 사용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블랙박스의 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며 현대엠엔소프트도 고급차에 많이 탑재되는 4채널 모델 출시를 현재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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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도 증대되는 모습이다. LCD 화면 제공, 스마트폰 와이파이 연결 기능 등 제품별로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추세다. LCD가 제공되는 제품은 사고 발생 시 스마트폰이나 PC에 영상을 옮겨 확인하지 않아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LCD가 없는 제품 중 와이파이 동글 기능을 탑재, 스마트폰 네트워크 연결을 이용해 메모리 탈착 없이 바로 영상확인이 가능한 제품도 있다.
파인디지털 홍보 담당자는 “현재 차량용 블랙박스의 보급률은 10%를 상회하고 있으며, 올래 말까지 20%를 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며 “ 앞으로 OBD 시스템을 비롯해 녹화 화질과 편의를 높인 기술이 계속적으로 개발돼 블랙박스 보급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