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 인지도는 높아졌으나 여전히 이용자 수는 적은 편이다. 비싼 통신 요금의 대안으로 각광받지만 현재 국내 누적 가입자 수는 170여만명.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수 대비 3.15%에 불과하다.
지난 2010년 국내 도입된 알뜰폰은 LTE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고, 대형마트 진출을 통한 신규 유통 활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그간 단점으로 지적됐던 갤럭시S4 미니처럼 신규 단말기도 자급제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알뜰폰 유심 이용자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개통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 길거리에 수없이 퍼진 이통3사의 대리점과 온라인 판매를 통해 휴대폰 구입이 가능했던 것과 달리, 알뜰폰은 10여개의 특정 사업자를 찾아 원하는 요금제를 고르는 불편이 뒤따른다. 일부 사업자가 매장을 차리기도 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대부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 신청을 하고 휴대폰이나 유심칩을 택배 수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뜰폰은 이전까지 휴대폰을 구입해왔던 방식이 아니다. 때문에 개통 첫시도에 발길을 돌리는 이도 적지 않다. 이에 실제 중고 단말기를 통해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해 주의점과 방법을 소개한다.
■단말기 요금제 선택부터 온라인 신청까지
기자가 가진 중고 단말기는 ‘블랙베리 볼드 9900’. 3G 통신만 지원하며, LTE 이용은 불가능하다. 국내선 SK텔레콤 전용 단말기로만 출시됐다.
기기의 특수성에 따라 블랙베리 휴대폰을 지원하는 알뜰폰 사업자는 거의 없는 편이다. 각 알뜰폰 사업자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개통 가능 단말기를 소개한다. 기존 단말기로 유심칩 가입 희망자는 사이트에서 검색을 하거나 주어진 지원 단말기 표를 찾아보면 된다. 전화 문의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알뜰폰이 어떤 이동통신사의 망을 임대한 사업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SKT망 임대 사업자에 가입한다면 SKT를 통해 출시된 단말기로 이용하면 된다.
기자가 가입한 알뜰폰 요금제는 KT망 임대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의 ‘훔(WHOM) 유심 요금제(3G)’다. 기본료가 월3천원이며 현재 선착순 1만명 대상으로 기본료를 받고있지 않다. 즉 통화량에 따른 요금만 부과된다. 단 2달간 발신 내역이 없으면 회사 임의대로 해지가 가능하다.
홈페이지에서 본인 인증과 이용 요금 결제 방식, 유심칩 배송지 선택 등을 기입하면서 본격적인 가입 절차가 이뤄진다. 이는 일반적인 알뜰폰 가입 절차다. 이후 등록한 전화번호(집전화 또는 휴대폰)로 수시간 내에 개통 확인 문의 전화가 온다. 실질적인 알뜰폰 가입 과정의 시작이다.
■유심칩 택배 수령, 본인 직접 개통도 가능
택배를 발송한 뒤 수령하는 기간은 짧게는 당일, 길게는 일반 택배와 같이 2~3일이 걸린다. 본사가 서울에 위치한 사업자는 당일 배송까지도 가능하다. 에넥스텔레콤의 경우 유심칩 발송 위치가 전라북도 군산이라 이틀 정도가 소요됐다.
유심칩이 아니라 신규 단말기 구입을 통한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절차는 동일하다.
단 유심칩을 통한 개통을 할 때 본인이 가진 유심칩을 이용할 수도 있다. 유심칩은 일반적인 크기의 유심칩과 마이크로 유심칩이 별도로 나뉘기 때문에 이는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개인 소유 유심칩을 이용할 경우, 개통센터에 자신의 유심칩을 이용하겠다고 밝히고 유심칩의 번호를 일러주면 된다. 이 방법을 통할 경우 온라인 가입신청과 본인 인증만 마치면 그 자리에서 개통할 수도 있다. 이 방식이 가능한지는 이용자가 개통하려는 알뜰폰 사업자에 문의하면 된다.
개인 유심칩을 이용할 경우, 별도의 유심칩 구입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유심칩 장착 후 개통, 이용 후 장단점은
택배로 받은 유심칩은 단말기에 끼우면 된다. 이후 상담원의 설명에 따라 휴대폰 전원을 껐다 키면 신호가 잡힌다. 정상적으로 서비스에 개통, 휴대폰 이용이 가능해진 셈이다.
개통한 요금제는 음성통화, 메시지, 데이터 기본 무료 제공량이 없다. 이미 기본료가 없기 때문이다. 이용 요율은 음성통화 초당 1.8원, 영상통화 초당 3.0원, 메시지는 건당 20원이다.
이 요금제는 데이터 이용 요금이 높은 편이다. 1메가바이트(MB) 당 무려 512원에 달한다. 즉 필수적인 통화량 외에 데이터 이용이 많은 사용자에겐 기존 이통3사의 요금제보다 더욱 비싸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세컨폰으로 활용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편이다. 예컨대 업무용 휴대폰과 개인용 휴대폰 구분을 두고, 개인용 휴대폰 통화량이나 데이터 이용량이 극히 적은 이에게 알맞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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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알뜰폰 사업자는 각기 다양한 요금제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처럼 자기 조건에 맞는 요금제를 고르면, 데이터 이용량만 많은 세컨폰을 이용할 수도 있다. 다만 메인 휴대폰으로 쓰기엔 여전히 어려운게 사실이다. 온라인 상에서 개인 인증을 할 때 알뜰폰 휴대폰은 대부분 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단말인 블랙베리를 통해 KT 임대망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을 택한 불편함도 따른다. SKT 3G폰은 일부 단말기에서만 멀티미디어 문자메시지 서비스(MMS) 이용이 가능하다. 이에 에넥스의 블랙베리로는 일부 이용자와 MMS 이용이 어렵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는 진저브레드 버전 이상에서 ‘올레 메시지통’ 앱으로 MMS 수신을 해결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