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이 적어 위기? MS의 개발자 십자군

일반입력 :2013/07/30 08:35    수정: 2013/07/30 08:52

마이크로소프트(MS)는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상황이다. 절반으로 떨어진 윈도 매출성적표에 MS 시가총액이 320억달러나 증발한 건 약과다. 무엇보다 뼈아픈 평가는 애플과 구글에게 모바일 트렌드를 빼앗기고 개발자에게 버림받았다는 것이다.

MS 우호적인 개발자의 이탈을 주장하는 이들은 윈도폰과 윈도8의 애플리케이션 숫자를 근거로 든다. MS가 개발자에게 더 이상 큰 돈을 벌게 해주지 못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며 벌어진 현상이란 지적이다.

이같은 평가에 대해 미국 지디넷이 반론을 제기했다. MS는 그들의 손에 싸울 무기를 여전히 많이 가졌고, 수많은 개발자가 여전히 MS를 위해 싸워주고 있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MS가 애플, 구글과 벌이는 개발자 경쟁애서 승리했다는 급진적인 결말까지 내놓는다.

미국 지디넷의 컬럼니스트 앤드류 브루스트가 'MS의 개발자 십자군'이란 글을 통해 내놓은 MS를 위한 변론을 소개한다.

■MS의 힘은 개발자를 위한 뛰어난 툴이었다

C컴파일러와 비주얼베이직부터 닷넷프레임워크를 거쳐 윈도 애저에 이르기까지 MS는 개발자와 언어, 툴에 집착해왔다. 최근 열린 MS 빌드 컨퍼런스는 개발자가 이 회사에게 여전히 최우선이란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여전히 비밀스러운 윈도8과 윈도폰에 대해 개발자 세계는 MS 개발자에게 달걀을 던지고 있다. 공격자에게 MS는 부를 독식하는 악마이며, 그를 따르는 개발자는 악마에 부역하는 시종이다.

하지만 MS는 새로운 개발자 세계에 적응해왔다. 클라우드와 오픈소스를 포용하고, 개발자 커뮤니티에 많은 중요한 신기술을 기여했다. MS는 개발자와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결론은 엔터프라이즈와 클라우드에 기반하며, 이는 결국 컨슈머 시장 승리 예견으로 이어진다.

MS가 개발자 사이에서 누리는 인기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윈도의 압도적 지위 덕이 아니다. MS의 개발자 대중성은 이 회사의 각종 툴이 기능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면서, 그리고 생산성을 가졌을 때 시작됐다.

출발은 비주얼베이직과 1990년대 초반 비주얼C++였다. 비주얼베이직과 비주얼C++ 이전, 많은 회사들은 터보C++, 터보 파스칼의 볼란드, 클리퍼의 난터켓, 폭스프로의 폭스소프트웨어 등에 의존해야 했다.

MS는 높은 생산성과, 뛰어난 디버깅능력을 갖춘 좋은 툴을 만들면서 개발자의 심장과 마음을 파고 들었다. 윈도 환경을 위한 네이티브 C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는 개발자에게 매우 차별화된 점이었다.

■윈도와 개발을 다른 각도로 보라

앤드류 브루스트는 윈도 앱에서 웹으로 교체는 MS의 개발자 성공기에 상처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S의 개발자 대중성을 볼 때 윈도사업과 서버앤드툴사업부를 포함한 개발자사업으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MS는 클라이언트 플랫폼이나 개발자 스택에서 개발자의 비위를 잘 맞춘다. 때로 둘은 완전히 결합된다. 하지만 대부분 서로 관련없이 움직인다. 웹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표준으로서 대중성을 획득했지만 MS의 개발자 스택도 대중성을 얻었다. 비록 윈도가 도전에 직면했다고 해도 말이다.

MS의 웹개발자툴은 1990년대 소개된 액티브서버페이지(ASP) 플랫폼에서 진행된다. 이는 닷넷프레임워크와 2002년 ASP닷넷웹폼으로 이어졌다. ASP는 HTML 태그, 비주얼베이직, 혹은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혼용하게 했다. 이는 PHP 같은 플랫폼과 경쟁하도록 하는 토대를 이룬다. ASP닷넷은 명시적으로 HTML을 내놓을 필요를 제거했고, 윈도를 위한 비주얼베이직보다 훨씬 많은 폼즈 메타포를 구동할 수 있었다.

폼즈 메타포가 개발자에 선호되지 않았고, 닷넷 개발은 ASP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 이는 반발을 만들었다. 결국 PHP, 루비 등의 웹개발 플랫폼이 대중성을 얻게 했다. MS는 이에 웹폼즈를 사용하지 않는 ASP닷넷 MVC를 내놓는 것으로 답했다. 이는 이에 완벽한 오픈소스인 였다.

ASP닷넷 MVC는 제이쿼리나 다른 개방형 자바스크립트 개발 프레임워크 호스트와도 쉽게 통합됐다. 결국 MS 웹플랫폼을 웹 개발의 주류로 돌려놨다. ASP닷넵웹페이지라 불리는 세번째 모델도 소개됐고, ASP 개발 어프로치와 닮았다.

MS는 지난 10년동안 한가지 예측을 이어왔다. 견고한 툴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비주얼스튜디오는 포괄적인 통합개발환경(IDE)로 컬러코드 에디터의 선구자였다. 이는 이클립스 프로젝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MS 개발자 스택과 윈도 사이를 구분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윈도에 대한 도전이 MS 개발자 스택을 잠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력한 생산성을 통해 MS는 엔터프라이즈 개발자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MS가 주춤하는 곳은 클라이언트 개발 스택이다. 실버라이트의 퇴진과 윈도8·윈도RT를 위한 터치중심앱에서 HTML과 닷넷 개발 플랫폼의 공존 등은 MS에 대한 개발자의 신뢰에 불협화음과 손상을 초래했다.

네이티브 플랫폼과 HTML5, MS 웹개발플랫폼은 이제 윈도 애저란 클라우드 속에서 공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식 접근법이다.

■윈도는 사라져도 개발툴은 영원하다

애플은 확실히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앱 분야의 승자다. 안드로이드도 2인자다. 이런 점으로 보면 윈도폰과 윈도는 실패자다. 하지만 개발자 스택은 윈도가 멸종할지라도 계속될 수 있다. MS 웹스택과 윈도애저모바일서비스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MS는 복수의 클라이언트 플랫폼을 지원하려는 개발자를 설득한다.

네이티브 안드로이드와 iOS 앱 개발 모두에서 사용가능한 자마린(Xamarin)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자마린은 닷넷과 비주얼스튜디오를 사용해 안드로이드나 iOS 앱을 개발하게 해준다. 안드로이드나 iOS 앱 개발 시 상당한 양의 코드를 재사용할 수 있다. 모노게임과 유니티 게임엔진도 크로스플랫폼 구현을 위해 닷넷 코드를 사용한다. 이는 MS 닷넷 플랫폼의 휴면세포로서 측면이다.

모바일 앱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와 다른 수익창출 형태를 보인다. 앱스토어가 유통경로로 작동하며, 이전엔 사용할 수 없었던 플랫폼을 군소 개발자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컨슈머 시장에서 재정적인 성공을 예측하는 건 팝음악이나 프로 스포츠 승리자를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잠재력은 크지만, 실제로 성공하는 건 매우 적다.

이와 대조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요구되는 주문형 소프트웨어 개발은 월급이나 시급으로 매출을 발생시킨다. 엔터프라이즈 개발자는 개발 경험과 효율성을 관리한다. 컨슈머 개발자는 고객경험과 판매량을 관리한다.

둘 사이의 교차점이 모바일이다. 엔터프라이즈 앱은 개인용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작동한다. 이 새로운 폼팩터와 엔터프라이즈 앱의 결합은 과거에 존재했던 수익창출 형태를 갖는다.

즉 MS에서 제공하는 강력한 개발스택, 그 개발스택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그 개발자의 모바일 시장 진입 등이 MS에서 나타날 시나리오다. MS는 여기서 많은 기회를 갖지만,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MS가 툴을 윈도기기에 너무 밀접하게 만드는 건 승리를 위한 공식이 될 수 없다.

■MS가 모바일 시장에서 갈 길

MS가 모바일 시장에서 겪게 된 실패는 집단의 사고와 시장을 잘못 읽었기 때문이다. MS는 윈도폰을 통해 실패를 성공으로 되돌리려 하지만, 이는 매우 긴 싸움이 될 것이다. MS는 수익을 거두기까지 오랜 시간 인내해야 한다.

최근 MS는 앱 개발자에게 돈을 지불하겠다고 나섰다. MS가 개발자에게 앱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다. 선두권과 멀찌감치 떨어진 3위로서 MS는 윈도기기 앱 개발에서 큰 수익을 거두는 걸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그렇다면 MS는 당연히 개발자에게 돈을 줘야 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이는 MS가 플랫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시기를 놓친 것에 대한 벌금이다.

인스타그램이나 수많은 구글 앱은 여전히 MS 윈도폰에서 사용불가능하다. 그러나 수개월에 걸쳐 윈도폰은 ABC뉴스, 훌루플러스, 판도라, 팀뷰어, 템플런, 디즈니게임스 등의 앱을 추가했다. 다양한 앵그리버드 같은 인기 게임앱도 확보했다. 포스퀘어, 오픈테이블, 트위터, 옐프 같은 앱도 새롭게 단장했다.

이 앱들은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보유하면 좋은 것들이다. 또한 이 앱들은 시장에서 플랫폼의 지위를 가늠하는 지표기도 하다.

웹앱의 대중화는 MS에게 호재일 수 있다. 이는 윈도폰과 윈도8, 윈도RT 네이티브앱 부족현상을 메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다. 많은 웹 개발자들은 크롬과 웹킷 브라우저를 목표로 웹앱을 개발한다. 이들은 점차 웹의 정상적인 작동을 시험할 수 없는 IE10을 떠나고 있다. 그러나 IE10은 윈도폰과 윈도RT에서만 사용가능하고, 윈도8에선 아예 기본 탑재 브라우저다. 이는 MS를 웹앱 분야에서 받는 불이익으로 작용한다.

윈도애저 클라우드 플랫폼은 IaaS와 플랫폼서비스(PaaS)를 모두 지원한다. 플랫폼은 리눅스 가상머신을 지원하고, 닷넷뿐 아니라 자바, PHP, 루비, 노드닷JS, 파이썬 등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도 있다. MS는 애저에 25만 고객을 보유했고, 매일 1천개의 새 고객을 추가하고 있다.

오피스365는 데스크톱 클라이언트를 서브스크립션 기반으로 사용하게 해준다. 익스체인지, 셰어포인트, 링크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오피스웹앱은 오피스365와 스카이드라이브 사용자 모두에게 제공된다. MS 오피스는 이를 통해 크롬북 같은 기기에서도 사용가능해졌다. 새 오피스앱 모델은 HTML5와 자바스크립트 기반 플랫폼을 제공한다.

■MS의 탄약은 풍부하다

개발자의 전쟁터에서 일어난 뿌연 먼지들은 승리자를 짐작하기 어렵게 한다.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패배자일 수도 있다.

미국 지디넷은 전투에서 승리한 회사는 MS라 결론내렸다. 애플은 탄약이 떨어졌고, 안드로이드는 분열됐고, 어떤 경우에선 삼성전자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는 진단이 이어진다. 분열과 삼성의 독주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견해도 제기했다. 블랙베리, 모질라 등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세계에서 필요한 양을 얻는데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브루스트는 “MS는 좋은 전략과 좋은 경기를 가져왔다. 새로운 모바일에 대한 늦은 판단은 이 회사를 겸손하게 만들었다”라며 “MS가 내부의 정치를 잠재우고, 턴오버와 사기를 일치시키면 크게 승리할 수 있다. 변화없이 성공은 기회보다 더 적겠지만 MS의 투자는 똑똑했고, 지금까지 결과는 좋다”라고 평했다.

■전방위 위협 속 하이브리드 접근법은 승리 공식

MS는 다방면에서 실존의 위협에 직면했다. iOS와 안드로이드는 윈도와 PC시장을 위협한다. 오픈소스 NoSQL 데이터베이스는 SQL서버를 위협한다. 여러 오피스 애플리케이션들이 MS 오피스를 위협한다. 그리고 모바일 기기가 엑스박스 게임콘솔을 위협한다.

MS의 응답은 '디바이스와 서비스', '3스크린과 클라우드'였다. 이는 일관된 개발 플랫폼을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PC와 태블릿 및 폰 그리고 TV, 웹과 네이티브, 엔터프라이즈와 컨슈머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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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트는 “일부는 이같은 하이브리드 접근법이 너무 많이 타협한 것이라고 비판한다”라며 “그러나 점차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기기 속에서 하이브리드 접근법은 개발자에게 주효한다”라고 적었다.

그에 따르면 MS가 개발자에게 약속한 하이브리드가 승리 공식이다. MS가 개발자 간 싸움에서 승리할 거라 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