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있는데 제습기 또 사면 바보?
지난 17일 MBC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 UP’을 통해 에어컨과 제습기 간의 성능을 비교하는 실험이 전파를 탔다. 최근 불고 있는 제습기 열풍과는 상반된 실험 결과가 나와 제습기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그간 제습기 업체들은 에어컨에도 제습 기능이 있지만 제습이 주 목적으로 출시된 제습기 보다는 제습성능이 떨어지고 에너지 효율도 낮아 전기료 부담이 크다고 주장해왔는데 방송 실험 결과 제습기와 에어컨이 소비전력 대비 비슷한 제습성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방송 이후 에어컨이 있으면 굳이 제습기를 살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확산되고 있다.
방송 이후 제습기 업체들은 혹시 방송의 영향으로 제습기 매출이 하락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4일 한 업계관계자는 제습기 4개 모델의 성능을 비교한 것보다 제습기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해, 한창 제습기를 판매해야 할 시기에 제동이 걸리진 않을 지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제습기 업체들은 방송에서 실시한 제한된 실험환경과 실제생활 환경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실험만으로 제습기의 무용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방송에서 실시한 실험처럼 에어컨으로 제습효과를 보려면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사용해야 하는데 실제 에어컨은 보통 거실에 스탠드 형으로 세워두기 때문에 원하는 제습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안방에 벽결이형으로 설치하는 에어컨도 이동이 불가능하므로 에어컨이 설치된 방이 아닌 다른 방의 습기를 제거하려면 제습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 제습기 업계 종사자는 “붙박이 에어컨으로는 방마다 눅눅해진 침구류와 장롱 속 옷가지의 습기를 제거하기 어렵다”며 ”제습기는 이동성과 활용도 측면에서 에어컨과는 별도의 필요가 존재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제습기 업체 관계자는 더불어 제습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잠들기 3~4 시간 전 제습기를 미리 돌려 침실의 습기를 제거하면 제습기의 소음걱정 없이 뽀송한 침실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음 ▲비를 맞아 물에 흠뻑 젖은 신발도 신발 건조용 키트를 장착해 말리면 더 확실하게 습기를 제거할 수 있음 ▲습기를 많이 머금게 되는 드레스룸 및 서재에 사용하면 곰팡이 발생을 막을 수 있음 ▲애완견을 목욕시키고 난 후 제습기를 활용해 말리면 냄새없이 빠르게 말릴 수 있음 ▲겨울철 결로 현상으로 테라스 등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음 등이다. 이런 식의 활용은 에어컨이 할 수 없는 제습기만의 고유 기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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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와 에어컨은 활용도가 다른 제품인데 단순히 에어컨과 제습기의 소비전력대비 제습효과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C사 제품으로 방송을 탄 위니아 제습기는 실제 방송 후 제품이 더 잘 팔리고 있다. 김만석 위니아 만도 홍보담당 부장은 “방송 이후 비교 모델 중 가장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제습기 판매가 더 늘었다며 현재 재고 물량이 전혀 없는 상태라 주문해도 물건을 받아보려면 몇 주는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현상만 봐도 에어컨과 별도로 제습기를 필요로 하는 수요 시장이 분명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