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날개’...LTE라우터 써보니

일반입력 :2013/07/23 15:39    수정: 2013/07/24 08:44

정윤희 기자

스마트폰, 태블릿PC, e북 리더, 노트북, 카메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기기는 점점 늘어나는데 쓸 수 있는 데이터는 한정됐다. 마음 놓고 쓰자니 통신비가 걱정되고, 일일이 와이파이존을 찾아 헤매자니 번거롭다. 그렇다고 하나씩 따로 데이터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나마 최근 데이터 쉐어링 상품이 나오긴 했지만 2개 기기까지만 연결되는데다 정작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초과 사용하는 것 아닌지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서 LTE라우터가 하나의 대안으로 꼽힌다. LTE라우터는 LTE 신호를 받아 와이파이(Wi-Fi)로 변환해주는 제품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무선랜 AP다. 쉽게 말해 와이브로 에그, 브릿지의 LTE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 덕에 출퇴근, 외근 등 이동시 사용이 주를 이룬다.

LG유플러스 LTE라우터를 써봤다. LG이노텍이 만든 제품으로, 이달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LG유플러스로서는 두 번째 LTE라우터 제품이다. 일단 하얀색의 깔끔한 외관이 심플한 느낌을 준다. 명함보다는 살짝 크고 아이폰4보다는 작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두께가 두껍지 않아 작은 핸드백, 청바지 주머니에 넣기에도 좋았다. 무게도 89g에 불과하다.

■커버리지 굿…달리는 KTX도 OK

LTE라우터의 최대 강점으로는 커버리지를 꼽을 수 있겠다. LTE망을 그대로 쓰는 만큼 커버리지 역시 LTE 스마트폰과 같다. 와이브로가 주요 도시 위주로만 서비스 되는 것에 비하면 커버리지 걱정 없이 전국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건물 안, 지하에서도 원활한 사용이 가능했다.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LTE 표시 등이 주황색(신호 약함)으로 바뀌는 경우는 없었다. 속도는 접속하는 단말기, 시간대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긴 했다. 직접 측정한 결과 평균적으로 다운로드 11.5~22.7Mbps, 업로드 7.19~16.4Mbps의 속도를 기록했다.

기자가 LTE라우터에 연결해 사용해본 기기는 스마트폰 2종(갤럭시 노트2, 옵티머스G 프로), 태블릿PC 1대(아이패드2), 노트북 컴퓨터로 총 4대다. 한 개의 LTE라우터에 최대 10개 기기까지 접속해 사용 가능하다.

인상적인 점은 부산으로 가는 KTX 안에서도 여전한 속도를 자랑했다는 점이다. 과거 사용했던 와이브로 에그는 광명역을 지나고 나면 곧 접속이 끊어졌었다. 시속 300km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도 유튜브 영상 재생에 끊김이 없었다. 영상 재생까지 걸리는 체감시간도 짧았다. 웹서핑이나 네트워크 게임 역시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커버리지 장점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와이브로 에그 이용자 5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5월, 마케팅 인사이트) 응답자의 69.2%가 LTE/3G 라우터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기존 와이브로 서비스에 대해서는 커버리지, 서비스 품질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30점대로 가장 낮았다.

■배터리 연속 5시간…요금할인 프로모션 준비

사실 LTE라우터를 가지고 KTX를 탈 때 가장 신경 쓰인 것은 배터리였다. 혹시라도 중간에 배터리가 다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말이다. LG유플러스는 연속 사용시 5시간 정도, 드문드문 사용하면 12시간까지도 거뜬하다고 설명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결과적으로 배터리 걱정은 기우였다. KTX를 타자마자 완전 충전했던 LTE라우터를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3시간 동안 한 번도 끄지 않고 사용해봤다. 다소 발열이 있긴 했지만 심하지는 않았으며 구포역에 도착할 때 즈음(약 2시간 40~50분 소요) 배터리 표시등이 초록색에서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주황등이 들어오면 배터리가 약 50% 가량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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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요금은 다소 아쉽다. 5GB에 3만3천원, 10GB에 5만5천원이다. 와이브로 에그가 1만원에 10GB씩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가격이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이 같은 점을 인식, 다양한 요금할인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LTE라우터는 3~5만원대 저렴한 LTE 스마트폰 요금제를 이용하며 커버리지 걱정없이 여러 스마트기기에서 LTE를 쓰려는 이용자라면 긍정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