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 보조금 경쟁 제재조치를 내렸다. KT에 단독 영업정지 일주일, 이통3사에 과징금을 물렸다. 이후 일선 대리점 유통 현장에서는 전과 달리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주말동안 온라인 상에서 스팟 보조금으로 여전히 눈치작전을 펼쳤던 것과 상반되는 양상이다.
단독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KT의 대리점은 이달 초 시작한 고객혜택 2배를 내세워 신규 고객 잡기에 한창이었다. 경쟁사들이 LTE-A 마케팅 공세가 이어지자 매장 직원들까지 ‘2배’ 티셔츠를 입고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서울 지역 일선 대리장을 둘러본 지난 주말부터 사흘간, 휴가철에 중부지방 장마까지 더해 손님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한 매장 직원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영업정지에 막판 스퍼트가 아니겠냐는 자조 섞인 평을 내놓기도 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방통위 제재에 따라 영업정지 일주일을 앞둔 가운데 경쟁사들은 LTE-A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KT의 영업정지는 오는 30일부터 일주일 간이다. 이전보다 짧은 기간이지만, 나홀로 영업정지라는 점이 전과 다른 상황이다. ■“휴가철 성수기에 맞물리긴 했지만…”
서울 신림동 지역의 KT 대리점 매장 한 관계자는 “다음달 실적이 바닥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여름 휴가철 비수기에 맞물렸다. 이젠 대부분의 고객들이 보조금 얼마까지 되냐고 묻는 통에 방통위 제재 직후 보조금이 시원치 않자 발길을 돌린다고 한다. 여기에 일주일 영업정지까지 겹쳤다는 것이다.
번호이동으로 신규 가입자를 못 받아들일 처지에 기기변경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대리점에선 중장년층이 기기변경으로 많이 찾는 저가형 모델 재고를 갖추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귀띔했다.
대리점 입장에선 영업정지 이전까지 최대한 신규 가입자를 많이 받아들이고, 이후엔 기기변경을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 것. 기기변경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불법 보조금을 쉽사리 얹지는 못하는 때라고 해도 번호이동에 고객 관심이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휴가철 성수기인 만큼 직원들 놀리는 분위기보다 짧게 끊어 휴가라도 돌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KT 기변 혜택 수준을 봐야”
KT 대리점과 달리 모든 통신사의 휴대폰을 판매하는 곳에선 셈법이 달랐다. KT 신규 가입자를 못 받아도 번호이동은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로 옮기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KT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갤럭시S4 LTE-A’에 쏠리는 보조금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홍대 지역 판매점에서 다음달 초 약정이 끝난다고 하자 미리 가입서를 써두고, 같은 단말이니 할부원금이 더 싼 쪽으로 구입하라는 조언을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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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기변경 문의에 대해선 곧바로 권유하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위약금을 감안하면 번호이동을 선택, 보조금과 약정할인이 더욱 유리하다는 것이다.
올해 초 이통3사 순환 영업정지에 KT 기간이 끝나고 약 다섯달 지났다. 당시 KT는 ‘통큰기변’ 혜택을 내세워 가입자 지키기에 나섰다. 아진 유통 현장에 KT의 기변 혜택 계획이 가시화되거나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