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8일 과열 보조금 경쟁에 대한 제재조치를 내린 후 이동통신시장에서는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전체적으로 이통3사 모두 조심스러운 모습이지만 당초 방통위 제재 이후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주말 스팟 보조금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1일 주말동안 새벽시간을 틈타 일부 온라인 대리점을 중심으로 갤럭시S4가 할부원금 28만원에 판매되는 등 치고 빠지는 스팟성 보조금이 지급됐다.
구체적으로는 KT 번호이동 6만7천원 요금제 3개월 유지 조건 갤럭시S4 LTE-A 할부원금 28만원, 갤럭시노트2 25만원, SK텔레콤 번호이동 6만9천원 요금제 3개월 유지 갤럭시노트2 할부원금 23만원, 옵티머스G프로 23만원 등이다.
이러한 심야 스팟성 보조금은 짧은 시간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제재가 어렵다. 특히 이들은 쪽지, 문자메시지 등으로만 판매조건을 공유하면서 방통위 감시를 피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이러한 스팟 보조금을 100% 없애기는 힘들다며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KT 단독 영업정지 전 최대한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가입자 모집이 금지된 KT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어드밴스드(LTE-A) 경쟁에 대응키 위한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방통위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보조금 과열 주도사업자로 꼽힌 KT에게 사상 처음으로 단독 신규가입자 모집금지 7일을 부과했다. 해당 제재는 지난 1월 8일부터 3월 13일까지 영업정지 기간과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7일까지 과열 기간 조사결과를 토대로 내린 조치다.
이통3사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669.6억원이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 364.6억원, KT 202.4억원, LG유플러스 102.6억원 등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의 경우 신규 가입자모집이 금지된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을 막고 갤럭시S4 재고 부담을 덜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경쟁사의 경우 주말동안 가입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함께 스팟 보조금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주도사업자 단독 영업정지라는 강수를 내놓은 만큼 온오프라인 모두 대놓고 보조금을 지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KT 영업정지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온라인 대리점을 위주로 스팟성 보조금이 지급되는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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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체적인 과열 양상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일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2만4천건, 15일부터 19일까지는 2만6천건 등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안정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지난 주말은 3사 모두 보조금 수준이 비슷했다”며 “일부 온라인 카페에서 자정부터 시작하는 야간 특가 등을 운영하긴 했으나 빈도수를 따지면 크게 시장이 과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