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MHz를 더러운 옷이라고 치면, 이제 겨우 소매 하나 빤 정도입니다.”
KT가 올해 안에는 사실상 LTE-어드밴스드(LTE-A)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LTE 보조망으로 쓰는 900MHz 대역의 간섭현상이 심각한데 이를 해결키 위한 클리어링 작업이 매우 더디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LTE-A에 대해 ‘곧 한다’, ‘3분기 한다’ 등의 입장을 내놨던 KT기에 이 같은 번복에 따른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KT는 “9개월 이상 옛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와 간섭 해소를 위해 힘써왔으나 아직도 해결이 안됐다”며 “문제가 있는 서비스를 숨기고 출시하는 것보다 깨끗하게 해결하는 것을 택했다”고 해명했다.
김영인 KT 네트워크운용본부 상무는 16일 KT안양지사에서 열린 900MHz 대역 주파수 간섭 현장검증 시연회에서 “적어도 올해 안에 LTE-A 상용화는 힘들다”며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연말까지 주요 광역시, 84개시 등을 얘기하는데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간섭현상을 인지, 옛 방통위에 신고하고 직접 인력 500여명,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해소 작업에 나섰지만 9개월여가 지난 지금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900MHz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무선전화기(CP) 간섭을 제거하는 방안이 빨리 추진돼야 하는데 행정처리 과정에만 4개월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KT는 현재 1.8GHz에서 LTE 전국망을 서비스 중이다. 900MHz를 보조망으로 활용, 멀티캐리어(MC) 및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을 적용해 LTE-A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900MHz 대역이 RFID 주차차단기, 무선전화기 등과 주파수 간섭현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 경우 LTE 품질이 떨어지고 속도 저하, 통화 끊김 등의 현상이 일어난다.
김 상무는 “이미 CA가 적용된 기지국이 약 4천개 개통된 상태로 LTE-A를 위한 기술적 준비는 끝났다”며 “올해 900MHz 대역에 4천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려는 계획도 세웠지만 여전히 서비스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KT는 900MHz 대역의 간섭현상을 실내 모의실험 및 현장검증을 통해 시연했다. 현장검증은 KT안양지사(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달안동)에서 지하철 4호선 평촌역까지 약 5Km 구간에 걸쳐 진행됐다.
LTE-A 지연은 KT의 주파수 정책 실패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당초 지난 2008년 800MHz, 900MHz 할당 당시 RFID는 2011년 6월까지, 무선전화기도 올해 말까지 종료, 없어지는 조건이 걸려있었다는 설명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전무는 “RFID, 무선전화기 종료가 예정돼있었기 때문에 900MHz를 선택해서 준비했었던 것이지 이러한 조건이 없었다면 선택하지 않았다”며 “방통위 정책을 믿고 900MHz 대역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KT 주파수 정책 실패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오성목 부문장, 김영인 상무와의 질의응답이다.
현재 무선전화기 잔존량은 얼마 정도인가
정확한 규모는 파악 하지 못했다. 얼마나 많이 팔려나갔는지, 팔렸다고 해도 그 폰을 계속 쓰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RFID 주차 차단기 등의 경우는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확인했다.
미래부에서 RFID, 무선전화기 간섭 해소를 진행 중이다. 미래부에 원하는 것은
지금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는 하나 좀 더 시급하다. 이 부분도 행정처리 때문에 4개월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 주파수 대역을 벗어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기준 고시를 하는 등 행정처리 과정에만 4개월 걸린다.
LTE-A 상용화 예상 시점은
시기에 대해서는 미래부와 협의 계속하고 있다. 서울 4개구를 클리어링 하는데 만도 오래 걸렸다. 지금은 겨우 소매 하나 빤 정도다. 옷 전체 깨끗하게 하기에는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올해 안에는 힘들다. 경쟁사는 광역시, 84개시 얘기하는데 따라잡기 힘들다.
KT 주파수 정책 실패라는 경쟁사의 비난에 대한 입장은
정책 실패는 아니다. 처음에 주파수 할당 받을 때 2011년 6월까지 RFID가 없어지는 걸로 돼있었다. 우리도 그렇게 알고 받았다. 무선전화기도 올해 말이면 종료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선택해서 준비했던 것이지 이런 조건이 없었으면 안 가지고 갔다. 정책 실패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방통위 정책을 믿고 900MHz 대역을 선택한 것이었다.
굳이 지금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는
900MHz 간섭현상 해소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부터 방통위에 수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기자간담회까지 하면서 문제제기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우리도 LTE-A 다 준비해놓은 상태지만 안 되니까 상황이 어렵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경쟁사 쪽에서도 KT가 LTE-A를 할 수 있는데 일부러 안 한다고 하니까 이렇게 시연회까지 열었다.
LTE-A 올해 안에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클리어링 하는 대로 LTE-A 시작하겠다고 한 표현명 사장 발언과 뉘앙스가 다르다. 최근에는 갤럭시S4 LTE-A까지 출시했는데
SK텔레콤도 LTE-A 상용화할 때 서울부터 시작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클리어링 되는 대로 시작할 계획이다. 그래도 원활한 서비스는 어렵다. 이는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미래부의 어떤 협조가 필요한 것인가
KT 주파수가 900MHz 대역 맨 끝에 있다. 이 영향을 벗어날 수 있도록, 주파수를 옮기는 것에 대해서 미래부와 협의하고 있다. 즉, 주파수를 조금 옆으로 옮겨달라는 것이다. RFID는 다 제거할 수 있지만 무선전화기는 완전 제거가 불가능하다. 이는 고객 신고가 들어오면 해결하는 과정 거치면서까지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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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KT는 IR, 언론 등을 통해 LTE-A를 곧 한다고 발언해왔다.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해온 것 아니냐
지난해 9월 방통위와 협의하면서 빠른 시일 내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곧 된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벌써 9개월 이상 소요됐지만, 아직도 해결이 안됐기 때문에 말씀 드리는 것이다. 그 사이 우리도 해결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인력 500명, 예산 30억원을 투입했는데 안 되는 것을 어떻게 하나. 고객들한테 문제가 있는 것을 없다고 해서 서비스 출시할 수는 없지 않나. KT는 깨끗하게 정리하고 서비스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