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근황'이라는 게시물이 화제다.
9일 포털과 커뮤니티를 통해 지구를 의인화한 페이스북 계정이 올려온 메시지를 캡쳐한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다.
게시물은 올초 페이스북을 시작한 '지구'가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이미지와 함께 게재해온 이력을 소개한다. 계정은 지난 1월7일 생성돼 현재까지 3만2천여개 '좋아요'를 받고 4만7천명 이상 사용자와 친구관계를 맺고 있다.
페이스북의 지구 계정 사용자는 안녕하세요, 나는 지구입니다, 영어로는 earth(얼쓰)라는 소갯말을 내걸고 방문자들을 친근한 말투로 지구인들아라고 부른다. 포털 네이버에서 '지구 페이스북'으로 검색하면 정식 등록된 사이트 첫번째 결과로 표시된다.
지구 계정 사용자는 대기권 밖 상공에서 거대한 지표 너머로 보이는 달 사진을 놓고 앞 집 사는 꼬맹이랑 찍은 셀카라며 내 얼굴 너무 크게 나온 듯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금은 멸종된 공룡의 이미지를 가리켜 얘 반장 시켰을 때가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화산 분출 사진을 올릴 때는 피곤해서 코피 남, 내가 코피 흘리면 많은 생물들이 아파하더라…미안이라고 썼다. 지구본 그림을 놓고 내 피규어라고 자랑하듯 가리키거나, 인공위성 사진을 게재해 이건 도대체 뭔데 맨날 나 따라다니냐 짱나게라고 혼잣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구 계정은 1월 하순부터 나도 금연이란 거 해보고 싶다(공장 매연이 피어오르는 사진), 매일매일 많은 머리숱이 없어진다(광범위한 산불 사진), 건조하다 못해 갈라진 내 피부(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이 갈라진 지형) 등 지구 환경을 '몸상태'에 빗대 불평하기 시작한다.
지구의 근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구 페이스북 누가 만든거지? 재치있다, 지구 보호가 필요한 이유가 너무 많다, 왠지 짠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지구 계정은 너희들이 싸이월드라는 곳에 일기 쓰는거랑 똑같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 나는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너희가 좋다며 쓰레기좀 적게 버려 환경보호가 곧 나의 건강이자 너네의 안전한 보금자리가 될거야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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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3월 하순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2007년부터 시작된 절전 캠페인 '어스아워'를 소개하며 너희들이 동참해 준다면 692만7천kWh의 전력을 아껴 3천131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즉 어린소나무 112만7천16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고 한다고 동참을 호소한다.
현재 지구 계정은 방문자들을 위해 날마다 내일 날씨 정보를 알려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거나 소외계층의 처우개선을 호소하는 이미지와 광고를 자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