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넥슨 컴퓨터박물관, 직접 가보니...

일반입력 :2013/07/08 17:52    수정: 2013/07/09 10:34

남혜현 기자

<제주=남혜현 기자>제주에 국내 첫 컴퓨터박물관이 들어섰다. 전시물은 컴퓨터와 게임이지만, 구성은 설치작가의 전시회처럼 꾸몄다. 가족 단위로 나들이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만한 공간이다.

개관을 보름여 앞둔 넥슨컴퓨터박물관을 8일 오후에 찾았다.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도록 주요 전시품들을 배치했다. 건물 내부 구조도 컴퓨터 마더보드에서 착안했다. 관람객이 1인칭 주인공이 되어 그 안을 돌아다니며 전시품목을 살피고, 체험도 하는 형태다.

이곳 살림을 맡은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은 디지털에 예술과 교육, 지역을 통합했다며 공익을 위해 디지털 관련 인간의 유물을 수집, 보존, 연구, 전시하며 교육하는 기관이라고 박물관을 소개했다.

O…넥슨컴퓨터박물관은 제주 노형동에 위치한 NXC 사옥 맞은편에 자리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을 짓는데 4년이 소요됐다. 애플 최초 컴퓨터인 애플Ⅰ을 포함, 총 4천여점의 소장품을 보유했다. 박물관 건립에는 NXC가 약 150억원을 투자했다.O…NXC가 박물관을 건립하면서 취득에 가장 공을 들인 소장품이 바로 '애플Ⅰ'이다. 애플이 만든 첫 컴퓨터로, 현재 작동이 가능한 애플Ⅰ은 전 세계 6대 뿐이다. 그 중 한대가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있다.

O…최윤아 관장이 꼽은 의미있는 전시품이다. 이종원 KOG 대표가 기증한 유닉스 워크스테이션 'SGI O2'. 단종된 제품으로, 처음 나왔을 당시 디자이너들에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대표가 미국 유학중에 구매해 창업 프로젝트인 물리 엔진 제작때 사용하던 제품이다. 최 관장은 개인의 역사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IT의 역사를 복구하는 과정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O…세계 최초 컴퓨터 마우스. 지난 2일 영면한 미국 발명가 더글라스 엔젤버트가 만들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된 제품은 더글라스 엔젤버트의 마우스 프로토타입을 복각한 것이다.

O…대우전자가 만든 첫 국산 컴퓨터 'IQ1000'이다. 흔한 구형 컴퓨터로 보이지만, 의외로 보존이 잘 돼 남아 있는 제품이 없다. 박물관에선 이같은 제품들을 기증 받거나 수집해 복각하는 과정을 거쳐 일반에 전시한다.O…박물관은 살아있다. 오래된 제품만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거리들도 많이 준비했다. 아래 사진은 드로이안 워크스테이션. 프로게이머나 재택근무자 등 장시간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워크 스테이션이다.

O…아래 오른쪽 사진은 1971년 만들어진 최초의 상업용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 추진력 발생장치와 좌우로 회전할 수 있는 버튼을 이용해 주어진 90초 시간 동안 사용해 적의 공격을 피하고 미사일로 적을 파괴하는 게임이다. 그러나 조작법이 어려워 1천500대 판매에 그치며 흥행엔 실패했다. 이후 나온 것이 아타리 퐁(아래 사진 왼쪽)이다. 퐁은 단순한 게임 조작법으로 아케이드 게임기의 전성기를 열었다.

O…레고 마인드스톰 NXT는 제어 프로그래밍을 통해 특정한 동작을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는 레고 로봇이다. 물통을 피한다거나 집는 등 로봇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

O…지하1층에 마련된 아케이드 게임 특별 전시. 철권, 용호의 권 등 추억의 게임을 직접 해볼 수 있다. 아타리 퐁도 이 공간에 마련됐다. NXCL 서정모 과장은 게임을 직접 체험하면서도 각 게임별 추억과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으로 준비했다고 전시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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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팔곤 4.0은 전투 비행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가장 오래된 게임이다. 계기판이 비행기와 동일하게 만들어져, 조종사들이 팔콘을 통해 실제로 조종 연습을 하기도 한다.

O…전시품 중엔 게임 타이틀이 다수를 차지한다. 복제품으로 게임을 즐겼던 추억이 있는 7080이라면, 여기서 오리지널 버전으로 게임을 실행해 볼 수 있다.O…소리는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게임 속 숨어 있는 배경음을 들어보며 그 중요성을 알게 한 체험 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