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중국)=김효정 기자>주파수는 유한한 자원이다. 미래에는 사이버공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기회가 발생하는데 이처럼 소중한 자원을 물처럼 마구 쓰는 것은 인류미래 번영에 바람직 하지 않다. 데이터를 규격화하는 등 주파수 및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석채 KT 회장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제2회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오늘날 전기가 공장을 가동시키듯 미래는 주파수 등 네트워크가 새로운 비즈니스의 장인 사이버공간을 가동시키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음성과 문자 등 예전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통신사업자에게 미래를 약속할 수 없으며 유무선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사이버공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사이버공간은 국가간 경계, 수송비의 부담이 없는 진정한 자유무역의 장으로 진화해 벤처나 창조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되고, 가상 재화는 한층 발전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경험(UX)을 바탕으로 언어 장벽까지 허물며 글로벌 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때문에 통신사업자는 앞으로 더 확장될 사이버공간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가상재화를 생산/유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구글과 아마존에 대응해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용량 비디오 데이터의 유통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를 규격화해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과 같은 데이터 폭증에 맞추기 위한 빠른 투자가 통신사에게 부담되고, 또 이를 위해서는 미래에 활용될 주파수를 땡겨와야 하는데 이는 후대가 쓸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이 회장은 화물차나 수송선에 아무렇게나 짐을 실어 나른다면 수송효율이 떨어질 것이다. 컨테이너처럼 짐을 규격화한 것 처럼 네트워크에서도 데이터를 규격화한다면 사업자, 제작자, 소비자 모두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제안한 데이터 규격화는 현재 ITU와 GSMA 등 국제기구에서 승인을 받아 차후 협의 과정을 준비해 가는 중이다.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이 회장의 MAE 개막행사 기조연설(주제 : The Future of Telcos: The Cyber Space Economy)은 청중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 기조연설은 MAE 개막 행사 중 제일 먼저 열리며 GSMA의장과 사무총장, 글로벌통신사 CEO가 참석하는 MAE 메인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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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조연설에는 앞서 언급한 새로운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혁신 원동력으로서의 사이버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KT가 베트남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 진출해 가상재화의 글로벌화를 주도하고 있는 내용을 전했다. 또 웹기반 IPTV, 가상재화 유통플랫폼, 네트워크 고도화 등 KT의 변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석채 회장은 27일 베이징으로 이동해 방중 중인 박근혜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