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시스코, 모바일에서 붙는다

일반입력 :2013/06/19 08:30    수정: 2013/06/19 08:53

IBM과 시스코가 모바일이란 거대 트렌드에서 붙는다. 여기서 ‘붙는다’란 경쟁과 공생을 모두 포함한 단어다.

가트너는 올해 10대 기술트렌드로 모바일 기기 전쟁을 꼽았고, 2020년까지 모바일기기 수가 100억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점차 데스크톱과 노트북 사용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를 폭넓게 활용하고있으며,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 올해만 1억7천400만명에 달한다.

기업들은 모바일을 사업성장을 위한 핵심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작년 CIO 61%가 모바일을 우선전략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1스마트폰 시대라 할 상황에서 기업 업무에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려는 시도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다.

IT업체의 전략도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IBM은 모바일을 핵심사업 중 하나로 삼았다. 모바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편성하고, 올해 '모바일 퍼스트'란 통합 솔루션을 내놨다. 시스코시스템즈는 네트워크솔루션을 주로 해온 기업다운 모바일 전략을 내놨다. 시스코가 올해 선보인 퀀텀은 차세대 모바일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나온 솔루션이자 전략이다.

두 회사는 모바일이란 거대 트렌드 속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IBM이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을 앞에 두는 반면, 시스코는 통신사의 대고객용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때문에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IBM과 시스코가 정면 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예상하기 힘들다. 오히려 협력관계로 붙어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

IBM과 시스코의 이면엔 돈을 둘러싼 고객들의 대결이 숨어져 있다. 두 회사 모두 고객사 비즈니스의 매출신장을 돕겠다고 자처한다. 서로의 고객을 후방지원한다는 측면에서 IBM과 시스코는 모바일에서 붙는다.

■'IBM 모바일퍼스트'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IBM의 모바일퍼스트는 작년초 인수한 워크라이트를 모태로 한다. 워크라이트 인수 이후 미들웨어 솔루션을 모바일에 맞춰 수정했오던 것에서 한차원 나아갔다. 여기에 티리프란 업체도 인수하며 모바일 솔루션의 모양새를 완비했다.

모바일 퍼스트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테스트, 배포, 보안, 기기관리, 분석 등 기업에서 모바일을 주요 요소로 끌어안기 위한 광범위한 솔루션을 포함한다.

직원의 모바일 정보기기 관리부터 새로운 모바일 커머스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모바일 관리ㆍ개발 업무를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솔루션은 4종류로 구성된다. 하나는 IBM 워크라이트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이다. 다수 애플리케이션에 싱글사인온 기능을 제공하며, 래쇼날 테스트 워크벤치 포 모바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품질과 신뢰도 향상을 지원한다.

다음은 상황 기반 보안 솔루션을 확장한 앱스캔 보안 기능이다. 관리를 위한 IBM 엔드포인트 매니저는 브링유어오운디바이스(BYOD) 프로그램 지원과 정부 및 규제 환경에 중요한 강화된 보안기준을 포함했다.

마지막으로 분석(애널리틱스) 부분이다. IBM은 기업에서 개선이 필요한 곳을 이해하고 모든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특출하고 일관적인 소비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도록 모바일 행동에 대한 시각적 통찰력을 제공하는데 분석을 제공한다. 이는 티리프 CX 모바일 솔루션을 확장한 것다.

당연히 기업의 모바일 전략 입안을 위한 컨설팅과 설계 서비스, 개발 및 통합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한, 비즈니스 파트너, 개발자, 학계를 위한 클라우드 API, 기술자산 제공, 자격증, 워크숍, 대학생 정규교육 커리큘럼용 모바일퍼스트 무상 제공 등 지원책도 내놨다.

■'시스코 퀀텀' 통신사 네트워크의 모바일 최적화

시스코의 퀀텀은 IBM 모바일퍼스트와 전혀 다른 솔루션이다. 시스코 퀀텀은 이동통신사 네트워크를 위한 것이다.

퀀텀은 기지국, 스몰셀, 와이파이 등 액세스 장비와 게이트웨이 및 패킷코어 네트워크 장비, 그리고 트래픽의 원활한 처리와 분석을 제공하는 SW 등을 축으로 구성된다. 이는 이동통신사가 모든 방식의 이동통신 접속부터 코어망까지 통합적인 관리와 지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해준다는 걸 골자로 한다.

특히 시스코 퀀텀은 애널리틱스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퀀텀 애널리틱스는 통신사 모바일 및 유선망 상 데이터를 실시간 또는 그에 가깝게 추출, 분석해 수익화 및 개인화를 위한 새로운 정책 규정을 마련하고 오케스트레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네트워크 데이터 수집, 취합, 오케스트레이션을 위한 실시간 네트워크 데이터 추출 레이어를 제공, 모든 네트워크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이용 가능한 정보를 늘려 주고,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정책 기능을 지원하는 유연한 양방향 아키텍처를 제공한다.

또, 과거 기록 및 실시간 예측을 기반으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및 네트워크 분석 기능을 제공해 준다. 데이터 시각화를 위한 대시보드와 정책에 따라 시스템 경보를 생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가능한 인터페이스가 제공된다. 이밖에 WAN, RAN 오케스트레이션 등이 지능형으로 이뤄진다.

이같은 솔루션은 망내를 이동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네트워크 단에서 수집하고, 곧바로 분석용 서버에 보내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보여준다.

■IBM과 시스코, 대리전을 꿈꾸나

IBM 모바일퍼스트는 1차적으로 회사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를 모바일로 확장하거나 변경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이 작업과 함께 외부 소비자 대상 모바일 전략과도 연관된다.

중심엔 분석이 존재한다. IBM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거나 매출을 신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강조했다.

모바일퍼스트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에 소비자가 접속해 이용한다고 할 때 그 데이터를 모아 특정한 패턴을 찾아내고, 비즈니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는 게 한 예로 제시된다.

이상민 한국IBM 소프트웨어사업부 웹스피어전략및마케팅실장은 “기업에게 모바일 앱이나 웹을 방문한 소비자 중 실제 구매를 한 경우 어떤 패턴을 보였는지 분석한다”라며 “이런 인사이트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도록 화면과 툴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NFC나 블루투스 같은 기기간 통신을 통해 소비자와 기업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해진다. 그를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다시 분석하면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통신사에 지불하는 여러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이상민 실장은 “이제 소비자와 소통을 위해 통신사에 의존하던 시대가 아니다”라며 “서비스사업자나 콘텐츠사업자는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최종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어떤 쇼핑몰 매장을 방문한다고 신청을 하면, 매장 직원의 단말기에 해당 소비자의 주문내역, 방문횟수 같은 정보가 나타난다. 방문을 하자마자 점원이 소비자에게 먼저 추천을 할 수 있다.

시스코에서 강조하는 건 ‘데이터인모션’이다. 망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소비자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프로모션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모아 폴리시를 만들어내는 것’이 시스코가 그리는 미래 모바일 세상이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 백화점을 방문해 와이파이에 접속한다면, 해당 사용자의 위치정보와 인증정보, 망운영자의 가입자정보를 활용해 근처 음식점의 위치와 할인정보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사용자 상황정보는 시스코 자체 개발 프로토콜인 MSAP(Mobility Services Advertisement Protocol)을 활용한다. 디바이스 내의 칩과 시스코 장비를 연동해 상황정보를 수집, 그에 맞는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조현준 시스코코리아 모빌리티아키텍처그룹 상무는 “가입자가 셀에 접속하고, 액세스 단에서 애널리틱스에 공지하면, 애널리틱스는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로 액션요청을 올린다”라며 “이 때 가입자에 대한 상황정보에 따라 명령을 판단해서 내리게 되고, 사람마다 모두 다른 정책이 적용되게 된다”라고 원리를 설명했다.

IBM이 소비자와 기업의 직접 연결을 말한다면, 시스코는 중간의 통신사를 거치는 연결을 말한다. 통신사가 망을 활용해 소비자와 기업들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시스코의 모바일 전략으로 요약된다.

두 회사의 설명을 조합하면,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모바일 경험은 과거와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휴대폰만 갖고 있으면, 호텔 체크인을 하지않아도 자동으로 모든 업무가 처리되고, 쇼핑몰에 가면 쿠폰이나, 안내지도를 쉽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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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는 모두 서로를 경쟁상대로 언급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두 회사의 시장 자체가 다르다. IBM의 시장이 폭넓은 엔터프라이즈란 점에서 통신사 사업에서 IBM과 시스코의 협업이 가능하다. 시스코의 네트워크 인프라 위에 IBM의 애플리케이션 관련 SW 들이 연동되는 형태다.

그러나 IBM은 직접 데이터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기업을 겨냥한다. 시스코는 데이터가 한번 통신사를 거치는 모습을 그린다. 통신사가 기업 대상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미래에 벌어질 기업과 통신사 간의 모바일 전쟁에서 IBM과 시스코의 대리전이 펼쳐질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