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의 거인 시스코시스템즈는 이제 라우터, 스위치뿐 아니라 서버, 클라우드, 영상회의, 협업 등 다양한 IT솔루션을 판매하는 회사다. 그럼에도 시스코의 본질은 여전히 ‘뼛속깊이’ 네트워크다.
시스코도 최근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빅데이터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8일 공개된 시스코의 ‘커넥티드 월드테크놀로지 리포트(CCWTR)’는 빅데이터에 대한 IT조직의 인식수준과 준비현황, 도전과제, 기술격차 등의 내용을 담았다.
시스코는 빅데이터에 대해 경쟁력을 얻고,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며, 주요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동시에 각종 디바이스와 센서, 비디오 등에서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이용하는 ‘데이터인모션(Data in Motion)'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인모션은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는 수많은 실시간 데이터로 정의된다. 네트워크는 개인 또는 디바이스의 위치, 신원 및 프레즌스 등 상황인식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시스코는 빅데이터의 중요한 가치는 이같은 데이터인모션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상의 빅데이터를 캐치하라”
시스코의 빅데이터 접근법은 네트워크 골수답다. 빅데이터는 어디서 생성되든 결국 네트워크를 통해 중앙으로 모이므로, 스토리지에 저장되기 전에 네트워크 단에서 이를 수집해 분석한다면 사람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적절한 사업적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네트워크를 장악한 시스코가 데이터인모션에 가장 유리하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시스코는 지난달 발표한 퀀텀에서 네트워크를 오가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했다.
시스코 퀀텀은 네트워크 망내 ‘데이터인모션’ 분석과 수익화를 돕기 위한 지능형 네트워크 솔루션이다. 네트워크를 오가는 정보를 취합해 네트워크 의사결정을 자동화하고, 사용자에 따른 즉각적이고, 맞춤형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 코엑스몰을 방문했을 때 와이파이에 접속한다면, 해당 사용자의 위치정보와 인증정보, 망운영자의 가입자정보를 활용해 근처 음식점의 위치와 할인정보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성일용 시스코코리아 부사장은 “상황인식 정보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맞춤형 서비스가 이뤄지는 게 데이터인모션”이라고 설명했다.
성 부사장은 “시스코는 현재 있는 상황을 분석해 어떻게 실제 비즈니스에 즉각 활용하느냐를 중요하게 본다”라며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면 여러 방면의 모션을 이해해 새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모아 폴리시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시스코가 보는 미래 네트워크다. 이 미래 네트워크에 단초를 제공하는 게 빅데이터고,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게 데이터인모션이란 얘기다.
데이터인모션을 활용하기 위해 시스코는 MSAP(Mobility Services Advertisement Protocol)이란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디바이스 내의 칩과 시스코 장비를 연동해 사용자 상황정보를 수집, 그에 맞는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네트워크회사다운 또다른 분석은 보안이다. 일반적으로 빅데이터는 여러 곳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한 곳에 모아놓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빅데이터 저장소에 다수의 부서가 다양한 목적에 따라 활용한다.
시스코는 이처럼 수많은 사용자가 집중화된 데이터 마트에 접속하는 만큼 그에 따른 보안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빅데이터 저장소가 뒷단에서 여러 계층의 백업절차를 거치고, 다양한 연결 속에서 복잡한 데이터 흐름을 갖기 때문에 데이터를 관리하는 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빅데이터 개념과 구분해야
시스코가 말하는 빅데이터는 사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통용되는 빅데이터와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빅데이터가 네트워크 장비를 거치며 이동한다는 점에서 시스코의 접근법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통용되는 빅데이터란 단어는 데이터 종류와 형태를 구분하지 않는다.
때문에 시스코가 말하는 건 여러 빅데이터의 형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시스코가 논하는 빅데이터는 ‘기기의 MAC주소, 통신망 가입자 인증정보, 로그 시간’ 등이다.
시스코는 데이터인모션에 대해 ‘비욘드 빅데이터’라고 표현한다. 빅데이터 다음의 형태란 얘기다. 네트워크를 오가는 데이터를 시스코의 솔루션이 알아서 분석해 보고서 형태로 제공한다는 점도 주의해서 살필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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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빅데이터는 여러 형태의 데이터 더미 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다루고 분석하자는 일종의 패러다임이다. 분석과 그를 통해 가치를 뽑아내는 건 솔루션이 해줄 수 없는 일이며, 사용자의 몫이다.
시스코의 데이터인모션은 사용자가 빅데이터의 가치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방안 중 일부에 속한다. 단,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이 빅데이터 활용의 한 방안일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