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와 선진국수준의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소프트웨어 강국 도약 전략', '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생태계 구축전략' 등의 대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다양한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우리 소프트웨어산업은 여전히하드웨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우리는 왜 소프트웨어를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하지 못할까? 이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그것이 가지는 가치와 자산으로서의 인식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의 산물로 그 가치는 사람에 따라 다르며, 수요자·공급자, 정부 등의 협조가 전제돼야 실질적인 가치 실현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 이에 소프트웨어산업을 재조명하기에 앞서 수요자와 공급자, 정부 등의 인식변화와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의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소프트웨어기업의 품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하드웨어의 기능이 고성능화, 평준화됨에 따라 제품차별화 요소로써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바탕이 된 사용자 중심의 소프트웨어개발이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인문적인 요소의 융합을 통해 '똑똑한 대중' 혹은 '참여군중'이 요구하는, 사람의 공감에 기반을 둔 제품을 만들어 수요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더 나아가 사용자 중심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거래 및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업계의 자구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2012 소프트웨어산업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총 매출액 10억 이하의 소프트웨어 기업은 3천443개로 50.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이들 기업이 대체로 영세하다는 의미로, 매년 약 1천여 개의 기업이 생겨나고 폐업하는 구조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자산이 수요처 발굴 등 마케팅 미흡, 유지보수 비용부담, 개발인력 이탈 등의 이유로 폐기 또는 휴면자산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렇게 휴면 및 사장화 되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관리하고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여 재사용을 극대화시킨다면 수요처를 찾지 못해 가치를 잃어버렸던 소프트웨어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 경쟁력으로 재탄생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수요자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제값주기가 현실화돼야 한다. 지난 해 국내의 한 대기업은 기존의 인건비 위주의 대가 산정이 아닌 해당 기업의 전문성, 미래 시장성 등미래 가치를 기반으로소프트웨어 가격을 산정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소프트웨어기업의 기술 노력이 인정되지 않은 가격산정방식에서 가치 중심의 대가산정방식으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일례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제값주기와 함께 국민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BSA(소프트웨어연합)의 보고서에 따르면,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 왔음에도 여전히 국내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율은 40%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어릴 때부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활동의 필요성을 방증하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소프트웨어 교육은 문제해결 및 논리적 사고력을 배양시키고 올바른 사용문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초중등학교부터 지적재산권 교육, 체험학습 중심의 소프트웨어 창의캠프가 운영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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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정부의 소프트웨어가치 인정문화 조성 노력도 중요하다. 정품 소프트웨어사용을 독려하고 '소프트웨어=공짜'라는 인식을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 추진 등 가치,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인식제고 활동이 지속돼야 한다.
미국은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분위기, 고객과 대등한 관계에서의 프로젝트 진행, 기술과 성능위주의 제품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최고의 직업으로 손꼽히고 산업 최강국이 됐지만,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과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 산업발전을 기대하기가 힘들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가치와 인식제고를 기반으로 진정한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범정부적 노력과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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