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스팟 보조금’은 없었다. 5월 한 달 동안 주말에 뜬 스팟 보조금이 손에 꼽을 정도다. 보통 주말 밤 시간대에 보조금이 집중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마지막 주말까지도 과열 경쟁은 없었던 셈이다.
정부의 강력한 휴대폰 보조금 단속 의지에 얼어붙은 이동통신시장이 녹을 줄 모른다. 전통적으로 이통시장 성수기로 꼽히는 5월이지만 예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는 별다른 보조금 투입이 없었다는 의미의 ‘물주말’, ‘물5월’이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지난 24일~26일까지 온라인 대리점 등에서는 옵티머스G 프로 38만원~42만원, 베가 아이언 30만원~40만원, 갤럭시S4 60만원~70만원대, 갤럭시노트2의 경우 40만원~5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 모두 과다 보조금을 투입하지 않으면서 이달 내내 빙하기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정부 규제 영향으로 당분간은 보조금 대란이 쉽게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나마 보조금이 실리는 곳은 특가판매 부분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법인영업을 위주로 하는 기업특판(법인특판), 직장인 특판, 학교특판 등이 부쩍 늘었다. 지난 주말동안 구형 모델인 갤럭시S3는 특판을 통해 일부 15만원~2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특판은 구매자의 신원을 보장 받는 대신 혜택을 조금 더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컨대 사원번호를 입력하거나 사원증, 명함, 재직증명서 등을 제출하는 식이다. 가뜩이나 보조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개통 이용자를 줄이고 폰파라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조금이라도 더 싸다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온라인에서 직장인 특판을 내걸기도 한다”며 “일반 판매에서는 취소가 너무 많고 신분 확인이 어려워 신용도가 높은 직장인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제조사들의 휴대폰 출고가 인하도 이어졌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은 전략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인하했다. 지금처럼 보조금이 씨가 마른 상황에서 제조사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통신업계의 평가다.
이중 삼성전자는 모두 세 번에 걸쳐 갤럭시S3의 출고가를 내렸다. 출시 당시 96만1천400원이었던 갤럭시S3 출고가는 지난 24일 69만9천600원으로 내려왔다. 이달 초 갤럭시 팝과 갤럭시 그랜드, 갤럭시 노트 등 스마트폰 3종의 가격을 10만원가량 낮춘데 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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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많이 얼어붙었지만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정의 달 선물과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번호이동 수치는 나올 것”이라며 “방통위 조사가 계속되는 7월까지는 상황이 비슷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7일까지 기간을 대상으로 보조금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다. 위반 주도사업자를 선별해 본보기로 처벌하겠다는 의지다. 또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 하면서 위반이 있을 경우 강력 제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