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4는 ^*(*)), 옵티머스G 프로는 $#*))).”
“베이징까지 항공료는 35만9천원입니다.”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콘서트를 열었는데 총 관람 인원이 629,800명이라고 합니다.”
“7월26일~28일 광주/전주 출발 울릉도 독도 2박3일 389,000원 선착순 30명.”
최근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와 공동구매 카페 등에 게재된 스마트폰 판매글에 등장한 문구다. 정부의 보조금 단속을 피해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들의 과다 보조금 지급에 대해 강경 대응 의지를 밝힌 이후에도 온라인을 통해 주말이나 새벽을 틈타 짧은 시간동안 지급됐다 사라지는 스팟성 보조금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단속의 눈을 피해 실제 할부원금과 보조금 지급 금액을 쉽게 알아보지 못하게 숨기는 각종 꼼수도 확산되고 있다. 할부원금을 쪽지나 댓글을 통해 안내하는 것은 고전적인 방법으로 최근에는 특수문자와 동영상까지 동원해 암호문 형태로 할부원금을 알리는 판매자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1회 이상 구매한 사람을 대상으로 비공개 카페를 운영하는 식으로 정체를 숨기기도 한다.
한 휴대전화 공동구매 카페에 등록된 판매글에는 갤럭시노트2 44대, 갤럭시S3 28대, 옵티머스G 프로 48대 식으로 할부원금을 표기하고 있다. 즉, 갤럭시노트2는 44만원, 갤럭시S3는 28만원, 옵티머스G 프로는 48만원이라는 얘기다. 판매글에는 할부원금란을 비워놓고 댓글이나 외부 링크를 통해 실제 가격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암호문이나 동영상 등이 동원되기도 한다.
한 국내 유명 휴대폰 공구 카페에서 진행된 번호이동 야간특가 판매의 경우 댓글을 통해 안내된 별도의 블로그에서 암호문 형태로 가격을 안내하고 있다. 링크를 통해 해당 블로그를 방문하면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콘서트를 열었는데 총 관람 인원이 629,800명이라고 합니다”, “7월26일~28일 광주/전주 출발 울릉도 독도 2박3일 389,000원 선착순 30명”이라는 게시글이 보인다.
또 다른 판매자의 경우 외부 블로그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와는 무관한 제목을 달아놓은 후 게시글에 포함된 동영상을 재생하면 “팥빙수 S사로 가는 거리 22만9천미터 남았습니다”, “K마을로 가는 거리 39만8천미터 남았습니다”, “베이징까지 항공료는 35만9천원입니다”는 식의 기계음이 들린다. S사는 SK텔레콤을, K마을은 KT를 각각 의미하며 각 통신사로 번호이동시 특정 단말기의 할부원금이 22만9천원, 39만8천원이라는 의미다.
지난 주말 한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에는 할부원금을 특수문자 형태로 안내하는 판매자까지 등장했다. 갤럭시S4는 689,800 ^*(*)), 갤럭시S3는 169700 !^(&)), 갤럭시노트2는 360000 #^)))), 옵티머스G 프로는 $#*))) 438000 등이다. 컴퓨터 자판에서 시프트(Shift)을 누른 후 숫자를 입력하면 나오는 &, *, (, # 등의 특수문자로 할부원금을 안내하는 형태다.
이 같은 현상은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과다 보조금 투입에 강력 제재 방침을 밝힌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의 단속을 피해 스팟성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전체 이동통신 시장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일부 소비자들만 혜택을 보는 이용자 차별 이슈도 발생한다.
이에 주무부처인 방통위도 여러 방법을 동원해 시장조사에 나섰다. 방통위는 지난 8일부터 이동통신3사의 전국 주요 지사와 대리점을 대상으로 단말기 보조금 지급과 관련된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시장조사에는 모든 온·오프라인 판매점이 대상이 된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판매점에 대한 시장조사도 오프라인 판매점을 조사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니터링한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구매 판매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할부원금, 위약금 대납여부, 가입비 지급여부 등을 조사하는 식이다. 판매자들이 동원하는 여러 꼼수들도 단속의 눈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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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시장조사과 관계자는 “온라인에 나와있는 정보만 가지고는 부족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대리점을 조사할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호가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판매자들이 단속에 혼선을 주기위해 암호문 등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조금만 품을 들이면 정보를 알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조사에는 ‘폰파라치’도 동원된다. 이동통신사업자가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AIT)를 통해서 올해 초부터 시행한 폰파라치 제도는 현재까지 약 1천여건의 신고 건수가 접수되는 등 성과를 보고 있다. 방통위에서도 “규제에도 도움이 되고 시장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면서 “폰파라치에 의해 신고된 정보는 사업자들에게 돌아가는 페널티가 큰 만큼 과다 보조금을 주춤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