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블랙베리, 美국방부 계약 3파전

일반입력 :2013/05/20 18:36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미국 펜타곤 보안인증을 통과함에 따라 삼성 그리고 블랙베리와 현지 국방 관련 공급계약을 놓고 일전을 치르게 됐다.

영국매체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각) 애플이 까다로운 규제와 잠재적으로 거대한 시장이 전제되는 펜타곤 제품공급 승인여부를 놓고 블랙베리, 삼성과의 경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3사간의 경쟁은 미국 국방부 네트워크를 넘어 그 계약사례를 확보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업체에 수백만달러에 상당한 가치를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일 블랙베리가 'BB10'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Z10 스마트폰과 플레이북 태블릿에 대한 펜타곤 보안인증을 통과했다. 삼성도 보안솔루션 '녹스(Knox)'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기술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녹스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는데 최근 출시한 갤럭시S4 단말기에 연말께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말기는 펜타곤에 공급될 경우 모바일기기관리(MDM)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해당 조직의 미세한 관리체계아래 놓이게 된다. MDM은 어떤 단말기가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는지 여부와 더불어 통신기능의 사용여부와 접속 가능한 네트워크까지 통제할 수 있다.

펜타곤은 전체 네트워크에 걸쳐 최대 800만대 단말기를 구매할 계획이다. 아직 계약 성사 전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로써 3개 업체는 이미 광범위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자사 제품을 공급할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애플 입장에서 아이폰은 소비자시장에 집중해온 제품이라 현재 기업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애플이 엄격한 심사를 통한 승인을 통과함에 따라 그 기업시장에서의 입지는 극적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분석업체 토페카캐피털마켓 소속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화이트는 애플은 기업 및 공공시장에 꾸준히 집중해왔다며 이번 일(펜타곤 승인)은 그 움직임에 확실히 긍정적인 이력이라고 평했다.

삼성은 안드로이드 강화판으로 요약할 수 있는 녹스를 개발해 스마트폰시장가운데 특히 국방부문과 대기업 부문에서 그 입지를 굳히려고 노력한 모양새다. 회사는 이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1위 업체이자 타 플랫폼 단말기의 점유율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상태다.

펜타곤 공보담당관 대미언 피카트 중위는 국방부는 삼성 제품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녹스의 보안기술구현지침(STIG)에 대한 보안승인을 마쳤다며 이는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국방부의 수요에 알맞는 최신기술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적적 사례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펜타곤 단말기 공급은 블랙베리 몫이었다. 기존 블랙베리의 입지는 이제 삼성, 애플과의 경쟁이 가시화되면서 크게 위협당할 처지에 놓였다. 틈새시장에 주력해오는동안 미 국방 시장과 그에 힘입은 정부 계약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 영역을 삼성과 애플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스콧 토츠케 블랙베리 보안담당 수석부사장은 기술적인 인증은 중요하지만 정부측 요구에 맞는 진정한 보안 모바일 컴퓨팅을 위한 문턱을 밟은 것일 뿐이라며 응급상황에 이동성에 의존하는 보안과 신뢰성과 가용성이 발휘되려면 블랙베리 솔루션의 모든 검증절차를 밟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펜타곤 내부에서 사용중인 모바일기기 규모는 60만대에 이른다. 블랙베리 단말기가 그중 47만대를 차지한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이 4만1천대 가량, 그리고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 8천700대 정도다. 미승인 단말기는 거의 테스트 용도라 군용망에 직접 접속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