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삼성 세계 첫 5G 개발 '시비'

일반입력 :2013/05/20 10:26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시연 성공에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아직 정의조차 되지 않은 5G를 개발했다며 과대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5G 이동통신 환경에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5G에 대해 현재 4G 이동통신망보다 수백배빠른 차세대 네트워크이며, 3D 영화, 게임, 울트라고화질(UHD) 콘텐츠 등을 스마트 기기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발표한 기술은 28GHz 초고주파대역에서 1Gbps 이상의 전송속도와 2km 전송거리를 달성한 것이다. 삼성은 초고주파 대역이 겪는 전파손실과 짧은 전파전달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4개의 안테나 소자를 활용한 적응배열 송수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5G 이동통신 기술을 2020년까지 상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발표는 아무도 5G 표준화에 나서지 않은 현 시점에서 위치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영국IT매체 더레지스터는 삼성의 발표에 대해 '마키텍처'라고 표현했다. 마키텍처란 마케팅과 아키텍처의 합성어로, 특별하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은 기술을 화려하게 포장해 홍보하는 행위를 비꼬는 단어다.

이 매체는 삼성의 발표를 다중안테나기술(MIMO)을 활용해 기가비트급 전송속도를 낸 연구소 기술 시연으로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이 2Km거리에서 1Gbps 전송속도를 내기위해 얼만큼의 채널 밴드위스를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5G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삼성의 기술이 5G 표준의 전체 조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때문에 삼성의 5G에 지나치게 흥분할 필요가 없으며, 5G는 마키텍처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분석했다.

5G 이동통신이란 용어가 사용되려면 세계적으로 표준수립을 위한 협의체가 활동중이어야 한다. ITU나 IEEE 같은 국제표준화기구가 용어와 기술 표준을 확정해야 5G란 단어가 공인된다.

4G 이동통신의 경우 와이맥스와 LTE가 기술개발단계에 있을 2009년과 2010년 세계 이동통신사와 통신장비업체들의 마케팅용어로 난립했었다.

2010년 ITU는 시장에서 4G의 난립을 지적하며, 현재의 와이맥스와 LTE를 3.9세대 수준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당시 ITU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100Mbps에 이르고, 완벽히 IP에 기반해야 하며, 직교주파수 다중분할(OFDM)기술을 사용해야 4G에 해당한다고 정의했다. 이에 따르면, 4G는 LTE어드밴스드와 와이맥스 IEEE 802.16m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후 마케팅의 범람으로 4G란 용어가 지나치게 확산되자, ITU는 4G란 단어를 현재 기술에 사용하는 것을 용인하고 말았다. 만약 현재까지의 ITU의 정의를 따른다면, 삼성의 새로운 기술이나 LTE어드밴스드가 5G로 불려야 한다.

또한 세계 어느곳에서도 초고주파대역에서 기가비트급 이동통신을 시연하지 못했다는 삼성의 발표도 거짓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NTT도코모가 지난 3월 11GHz 주파수대역에서 10Gbps 이동통신 링크를 시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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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개 안테나 소자를 활용하는 기술 역시 풀어야할 난제가 많다. 채널대역폭 문제를 해결해야 할 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가 64개 안테나로부터 나오는 신호를 처리할 때 막대한 배터리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더레지스터는 28GHz는 위성 간 통신에 사용되는 주파수로, 차세대 이동통신용도로 검토되고 있지만, 근시일 안에 5G의 핵심을 개발했다는 발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