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3일부터 4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에서 방송·통신, 항공·해상, 우주·과학 등에서 활용할 총 2.9㎓폭의 신규 주파수를 분배하고 18일 막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WRC-12에서는 차기 회의인 WRC-15에서 논의할 이동통신용 주파수 추가 확보 등 27개 의제를 채택했다.
방송위성용, 무인항공시스템용 주파수 등 국내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의제뿐만 아니라, 해양 레이더용, 공공 주파수 등 재난·재해 둥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많은 의제들이 핵심의제로 다뤄졌다.
특히 UHDTV, 3DTV 등 차세대 방송을 위한 21㎓대역 방송위성용 주파수(700㎒폭)를 확보해 차세대 방송용 기기산업과 방송콘텐츠 산업에서 시장 확대 및 산업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최근 기상관측, 산림감시, 농약살포 등 공공 및 민간용으로 이용이 확대되는 무인항공시스템용 주파수 61㎒폭을 확보해 무인항공기 산업의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 역시 예상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무인항공기 산업에서 향후 5년간 국내생산 2천416억원, 이에 따른 생산유발 2천867억원, 부가가치유발 986억원의 효과를 전망했다.
특히 무인항공시스템용 주파수 확보과정에서 중국은 자국의 기존 이용 중인 항공 무선국에 전파간섭을 줄 수 있다며, 중국 국경과 인접한 국가들은 무인항공기 운영시 중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여 무인항공 시스템용 주파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 됐다.
우리나라 대표단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ITU 전파통신국 및 미국․아태지역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중국의 동의 절차 없이 무인항공기 운영이 가능한 주파수를 확보하게 됐다.
한편, 최근 기름 유출, 쓰나미 발생 등 해상재난 방지를 위해 해양 레이더용으로 3~50㎒ 대역에서 2.425㎒폭의 주파수가 분배됐다. 이에 따라 기름 유출 등 해양오염 발생 시 해류 방향을 조기에 파악해 오염지역 확산을 최소화시키고, 쓰나미 발생 시 조기경보(약 1시간전)를 통해 충분한 대피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WRC 회의에서는 아프리카와 아랍지역 국가들이 긴급 제안한 700㎒ 대역의 이동통신용 분배에 대해 지역별 의장단 회의의 의견을 반영해 동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되, 그 효력은 WRC-15 직후에 발효하는 것으로 결의했다.
아프리카·아랍지역 국가들은 부족한 유선망을 대체 할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전파특성이 좋은 700㎒ 대역의 사용이 시급하다며 이동통신용 분배를 긴급 제안했다. 하지만 유럽지역 국가들은 이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는 것에는 동의하나 향후 3년간 700㎒ 이하 대역도 확보가능한지 등의 문제를 연구한 후 차기 회의에서 분배하자고 주장했다.
아태지역 대표로 참여한 위규진 APG 부의장은 “700㎒ 대역에서 아태지역이 채택한 표준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들이 시스템 상용화에 2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회의에서 동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되, 그 효력은 WRC-15 직후에 발효하는 중재안을 제시”해 유럽과 아프리카·아랍국가간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
700㎒ 대역이 유럽·아랍·아프리카를 포함하는 제1지역에서 이동통신용으로 분배됨에 따라, 700㎒ 대역은 2015년부터 2.1㎓ 대역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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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삼 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과장은 “제1지역에 대한 700㎒ 대역 의사결정 사례와 같이 합의가 어려운 쟁점의제에 대해 지역별 의장단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등 지역별 의장단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전파외교를 위한 인력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그동안 한·일/한·중 협력 및 ITU-R, APT 등 전파관련 국제기구를 통한 관련 국가와의 협력외교를 지속해 WRC-12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며, “향후 WRC-15에서 논의될 의제가 국내전파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많아 준비반을 구성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