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라가 프라이버시 강화의 일환으로 다음 파이어폭스 정식판부터 적용하려던 '쿠키 차단' 계획을 늦췄다.
브렌던 아이크 모질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7일(현지시각) 공식블로그를 통해 이 계획에 대한 적절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질라는 지난 2월 하순께 파이어폭스22 버전부터 기본 설정으로 '쿠키'를 저장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일부 사이트들은 기본적으로 쿠키 차단 기능을 적용한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대응하기 위해 소규모의 코드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는 애플이 iOS와 데스크톱 사파리 브라우저에 이미 적용한 방식으로도 알려져 있었다.
온라인 광고주들은 오래전부터 쿠키에 저장된 사용자들의 웹서핑 이력을 활용하곤 했다. 또 쿠키에는 사용자들의 계정과 비밀번호가 저장되기도 했다. 이는 인터넷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낮추는 작용을 해왔다.
모질라처럼 브라우저를 만드는 업체들이 온라인서비스상의 사용자 행동을 추적하지 못하게 하는 '두낫트랙(DNT)' 기술에 실효성을 더하려면 쿠키 사용을 억제해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인터넷익스플로러(IE)10 버전부터 두낫트랙 기술을 기본 활성화시켜 내놨다.
아이크 CTO는 파이어폭스에 사용자가 이전에 방문했던 사이트에서는 쿠키를 허용하고 처음 들어가는 곳에서는 막는 기능을 테스트중이라며 그런데 사용자가 이미 들렀던 곳이라고 재방문시 행동추적을 당해도 좋다는 뜻이 아니기에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사용자에게 친숙한 사이트에서는 어느정도 정보제공에 동의한 것으로 전제하고 낯선 곳일 때는 좀 더 주의하는 형태로 작동케 한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실제 구현하기엔 꽤 까다롭다는 얘기다.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안정되게 해결하려면 파이어폭스22 정식판 공개 시점까지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아이크 CTO는 밝혔다. 해당 기능은 파이어폭스 알파버전에 해당하는 '오로라' 채널판에서만 기본 작동한다.
다만 아이크 CTO는 이런 계획지연이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에 느슨하게 대응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다라며 해당 기능을 켰을 때 일부 사이트에서 사용자 주의를 흐트러뜨리거나 원치 않는 행동추적을 허용하는 등 오판가능성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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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술을 파이어폭스용 패치 방식으로 만든 인물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원생 조나산 메이어 씨다. 그는 지난해 2월 연구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아이폰과 맥용 사파리에서 막아놓은 사용자 행동추적 방지기능을 무단으로 우회한 구글과 다른 광고네트워크업체 3곳의 행위를 고발한 사람이다. 그 일로 당시 구글은 2천250만달러 벌금을 부과받았다.
한편 파이어폭스는 지난 14일 공개된 21 버전이 최신 정식판이다. 웹서핑 이력과 실행속도를 알려주는 상태검사보고서,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한 DNT설정, 강화된 소셜API 기능을 특징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