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권총, 집에서 만들 수 있다

일반입력 :2013/05/07 11:26    수정: 2013/05/07 13:18

개인이 취미로 만들 수 있는 물건 목록에 조만간 '발사 가능한 총기'가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다소 비싼 취미다.

인터넷이 연결된 일반 가정에서 3D프린팅 기술로 플라스틱 권총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최근 이를 선보인 미국 비영리단체가 그 설계도 파일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컴퓨터지원설계(CAD) 소프트웨어로 다룰 수 있는 파일 내용은 총기로 조립 가능한 15개 부품이다.

영미권 외신들은 6일(현지시각) 3D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총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모습과 함께 그 설계도 형태가 DEFCAD라는 사이트에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동원된 3D프린터는 8천달러(약 877만원) 정도에 시판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서 '3D프린팅 전문가'로 언급된 조셉 플래허티 씨는 3D프린팅 총기의 여러 부품 설계도를 담은 STL형식 파일에 대해 3D프린터에 흔히 쓰이는 'GCODE'같은 형식으로 바꾼 뒤 어떤 3D프린터로든 사용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슬라이서(slicers)'라 알려진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자유롭게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3D프린터를 가졌다면 누구든지 자신의 총기를 '제작'해 소지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그 이름은 해방자라는 뜻의 '리버레이터'다. 제작 계획은 지난해 발표됐고 실물이 나온 것은 그로부터 8개월만이다.

플라스틱권총 리버레이터의 설계도를 만들어 뿌린 곳은 지난주 그 완성품을 소개한 미국 텍사스 소재 비영리단체 '디펜스디스트리뷰트'다.

이 권총 대부분은 플라스틱 소재지만 뇌관을 치는 공이 등 2개 부품이 6온스(약 170g) 가량의 금속으로 이뤄졌다. 사법기관이 금속탐지기로 무기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미국 탐지할수없는무기법' 때문이다. 즉 미국에서 이 플라스틱 총기는 '합법적'이다. 적어도 해당 비영리단체 소재지인 텍사스주에서는 그렇다.

디펜스디스트리뷰터 쪽에서는 무기를 다룰 수 있는 시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무기를 3D프린팅하는 기술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통해 이같은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올해 25세로 텍사스주립대 학생이자 디펜스디스트리뷰터 대표인 코디 윌슨 씨는 자신을 '비밀결사무정부주의자'라 묘사하며 3D프린팅 총기 관련 활동을 자유에 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총기 제작이 일상적으로 가능해진 상황에 우려섞인 시선이 즉각 불거졌다. CBS뉴욕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민주당 소속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간담회를 열고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무기'를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프린터로 만들어진 무기들이 총기를 다루지 못해야 할 사람들 손에도 쥐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영국매체 뉴스테이츠맨 소속 기자 알렉스 헌 씨는 '과민반응할 사안은 아니'라고 평했다. 3D프린터로 만들어지기 전에도 사제 총기는 흔했다는 얘기다. 그는 영국매체 가디언에 내보낸 칼럼을 통해 1950년대 갱단은 사제총기 제작의 기술적인 문제를 나무, 안테나하우징, 고무줄로 만들어 사람들을 쏘고 다녔고 공기총을 개조하기도 했다며 (3D프린팅한 총은) 사격 정확성, 연사성, 기능고장과 후폭풍 배제 등의 문제가 있어 (실제로 우려할만한 상황이 오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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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총 자체는 3D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다 쳐도 총알은 그렇지 않다. 어딘가에서 시판되고 있는 것을 사야 한다. 총알 취급에 대한 규제가 존재한다면 총기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헌 씨는 총기 프린팅을 둘러싼 호들갑은 우리 일상에 3D프린팅이 미칠 수 있는 실제 영향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궁극적으로 3D프린팅이 좋은지 나쁜지를 규정하는 것은 인터넷, 전화, 우편 서비스에 같은 질문으로 답을 얻으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