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스타트업=선순환 벤처 기여

일반입력 :2013/05/03 13:51

전하나 기자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투자사 ‘Y컴비네이터’가 육성한 커플앱 서비스업체 페어(Pair)는 지난 2월 영국의 유사 서비스업체 커플(Cupple)을 인수한 뒤 사명과 서비스명칭을 ‘커플(Couple)’로 변경했다. 이는 작은 규모지만 비슷한 성격의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협력을 다진 유의미한 인수합병(M&A) 사례로 남았다.

최근 국내서도 유사 서비스를 운영하던 작은 벤처들이 합병해 몸을 불리는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 모음 서비스(메디에이션) 업체 모코플렉스는 지난달 말 오버추어 모바일 광고 신디케이션 업체 시쿠이스를 사들였다. 시쿠이스는 최근까지 모코플렉스가 서비스 중인 ‘애드립’과 비슷한 모바일 광고 메디에이션 플랫폼 ‘애드스퀘어’를 운영해왔다.

국내서 가장 먼저 모바일 광고 메디에이션 서비스를 개발해 내놓은 모코플렉스는 애초 서비스 목적이 앱 개발사의 편의성을 위해서였던 만큼 시장에서의 경쟁으로 혼란을 초래하기보다 통합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박나라 모코플렉스 대표는 “기존 오버추어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사용하던 매체를 애드립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시쿠이스 멤버들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애드립에 가입된 매체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번 인수 합병으로 모코플렉스는 월 50억 페이지뷰(PV) 규모의 트래픽을 기반으로 보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국내 모바일 전체 광고 플랫폼 시장에서 3위권 정도의 수준이다.

모바일의료 정보 앱 업체 굿닥도 지난달 중순 ‘우리동네병원’ 앱을 인수했다. 우리동네병원은 지역별 병원 위치·전화번호·진료과목·진료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앱으로 1인 개발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DB를 활용해 개발, 지난 2010년 선보였다. 다운로드수가 100만 이상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개발자는 한 달에 한 번씩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하는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반해 굿닥은 우리동네병원보다 늦게 출시됐지만 패스트트랙아시아의 IT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있어 훨씬 안정된 운영을 하고 있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관계자는 “우리동네병원 개발자로부터 먼저 인수 제안을 받았다”며 “보다 안정화된 굿닥이 우리동네병원앱의 리소스를 흡수함으로써 사용자층이나 비즈니스 모델 확장이 가능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굿닥은 130만여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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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형태는 아니지만 같은 서비스 영역에서 앞선 성공을 거둔 선발주자 벤처가 후발주자 벤처에게 지원금을 투자하며 협력을 이루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배달정보 앱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생활편의 도움서비스업체인 ‘띵동’과 ‘먹고싶어요’에 각각 3억원의 투자를 단행한 뒤 채널링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예컨대 배달의 민족 앱에서 강남으로 지역 설정을 하면 띵동 서비스가 보인다.

이처럼 작은 벤처들이 M&A 등을 통해 역량과 규모를 늘리면 벤처캐피털리스트(VC)들이 투자를 검토하는데 이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 본엔젤스벤처스 관계자는 “초기기업들이 서로 인수합병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외부 투자사들이 볼 때 좀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며 “이런 사례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투자가 늘어나 벤처 생태계 선순환 구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