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던 PC 시장이 올해는 아예 얼어붙었다. 지난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16분기 만에 8천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DC와 가트너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14%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연속 출하량 감소에, 예상보다 큰 폭의 하락세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1분기 PC 출하량 감소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 걸쳐 골고루 이뤄졌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일부 지역과 국가에서 경제 여건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PC 시장 하락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한 윈도8이 시장 수요를 견인한지 못한 점, 계속된 경제 위기, 태블릿의 부상 등이 이유다.
윈도8의 부진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IDC 측은 PC 제조업체들의 혁신이 소비자들에겐 너무 복잡하고 비싸다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고 분석했다.
밥 오도넬 IDC 애널리스트는 일부 소비자들이 새로운 폼팩터와 터치 능력을 가진 윈도8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 친숙한 시작 버튼을 없앤 대가로 터치를 결합한 PC가 태블릿에 비해 덜 매력적인 기기로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S가 PC 시장의 활기를 되찾도록 하길 원한다면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경제 침체 영향도 받았다. 컴퓨터 뿐만 아니라 1분기 D램을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다만, IDC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PC 대신 태블릿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츨하량은 미국과 아태지역에서 13% 가량 떨어졌다.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두 자릿수 하락이 이어졌다. 일본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PC 출하량이 약세를 지속했다.
다만 IDC는 이같은 상황에서도 레노버, 삼성전자, 에이수스 등 아시아 지역 제조업체들이 선전했다고 밝혔다. 데이빗 다우드 IDC 애널리스트는 경쟁에서 기회와 약점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지능적으로 이를 실행해 PC 시장 (하락) 트렌드에 완강하게 저항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 시장에서 세 업체는 선두권은 아니다. 레노버만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레노버의 미국 출하량은 이 기간 13%나 올랐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선전이다. 글로벌 출하량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2위를 유지했다. HP 다음이다. 가트너는 레노버의 출하량 성장이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태지역 PC 출하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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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서 크롬북으로 일부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이 시장조사 업체들은 구글 크롬 OS를 갖춘 기기들이 시작의 작은 부분을 차지했고, 각 분기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통적인 PC 강자 HP나 델, 에이서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락세가 커지며 깊은 침체에 빠졌다. HP PC 출하량은 미국서 23%, 전 세계서 24%나 줄었다. 이는 HP의 출하량이 2003년 컴팩을 인수한 이후 가장 나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