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초기 개발단계인 '말하는 신발'을 소개했다. 앞서 스마트안경이라 불리는 '구글글래스' 제품을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내놓은 데 이어 여러 형태의 '입는 컴퓨터'를 대중화하려는 포석이다.
주요 외신들은 9일(현지시각) 구글이 미국서 열리는 연례 디지털콘텐츠 컨퍼런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참가해 말하는 신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SXSW는 매년 3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콘텐츠 전문행사다. 국내서 음악관련 문화행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영상, 디지털, 인터랙티브 요소와 기술에 대해서도 다루며 관련 벤처와 전문기업들이 참가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하는 자리다.
구글은 SXSW '인터랙티브' 부문에서 초기단계로 개발중인 말하는 신발 시제품과 콘셉트 영상을 공개했다. 이 신발은 블루투스 통신 방식으로 착용자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된다. 그리고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착용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구글플러스 계정으로 '수다를 떤다'.
온라인IT미디어에서 테크크런치는 이동이나 움직임 데이터를 이용해 그 착용자나 지인들에게 재치있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 말하는 신발 프로젝트의 목표이며 길거리에서는 신발이 착용자에게 약간이나마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썼다.
이어 테크크런치는 끈을 조이고 나면 묘하게 신발이 착용자에게 '새로운 인공지능 코치' 역할을 하려드는 느낌을 받는다며 생명이 없는(lifeless) 데이터와 로봇식 코칭을 결합하니 의외로 동기부여가 됐다고 덧붙였다.
사실 구글이 '스마트폰과 연결된 신발' 아이디어를 처음 구현한 건 아니다. 이미 애플이 아이폰 GPS를 활용하거나 아이팟터치와 센서를 탑재한 나이키신발을 연동하는 운동량 관리 애플리케이션 '나이키플러스러닝(유료 앱 당시 명칭은 나이키플러스GPS)'를 선보인 바 있다.
앞서 나이키는 '나이키플러스' 웹서비스를 통해 자사 스포츠용품 사용자들이 운동량을 계량하고 관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었다. 나이키가 선보인 '나이키플러스 운동화'나 손목시계 '퓨얼밴드'는 운동량측정을 위한 센서를 내장하고 있다.
구글의 말하는 신발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보인다. 비판적인 관점으로 해석하면 어쨌든 말하는 신발 역시 구글의 광고 수익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구글 본사에서 추진하는 새 프로젝트 '아츠, 카피, 코드'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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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는 일상적인 사물들에 좀더 사실적이고 소셜화된 경험을 가미하자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달리 표현하면 '광고 경험을 신중하게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다. 구글은 이 프로젝트를 확대해 더 다양한 사물과 연결된 디지털 양방향 경험을 구현할 계획이다.
구글의 말하는 신발이 업계서 마냥 환영받는 건 아니다. 구글이 창의적이면서도 실생활에 별 쓸모가 없어 보이는 뭔가를 만들어낸 또다른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상용화까지는 얼마나걸릴 지도 알 수 없는 프로젝트를 내놓는 배경에는 판매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기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처럼 다양한 외부 아이디어가 모일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성격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