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물꼬 삼성-LGD 실무협상 돌입

일반입력 :2013/02/26 14:10

정현정 기자

“일본, 중국, 대만의 경우 정부까지 나서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상황에서 개별기업들끼리 소모적인 싸움 보다는 가능하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겠나. 전체 특허에 대한 크로스라이선스도 고려할 수 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큰 그림에서는 풀었고 실무협의단 구성을 앞두고 있다. 3월 초에는 협의단이 구성이 완료되서 실무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전방위적인 특허공방을 벌여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수장이 공식 석상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갖고 특허싸움 해결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르면 내달 초부터 양사 간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달 초 지식경제부 중재로 한 차례 만남을 가진 데 이어 3주 만에 공식석상에서 재회인 셈이다.

특히 첫 만남에서 두 사람이 소모적인 싸움을 자제하고 특허분쟁을 종결하겠다는 대타협 원칙에 합의하면서 이번 만남에도 업계의 눈이 쏠렸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정기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만큼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전체 특허에 대한 크로스라이선스도 고려할 수 있다”면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협상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상황을 봐야한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3월 초에는 실무자 협의단이 구성되서 실무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실무협의단을 구성하기 위해 실무자 레벨을 어떻게 정해야할지 문제가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양사의 수장이 만나 큰 틀의 원칙에 합의하면서 양사 실무진 간 구체적인 후속 협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양사 간 크로스라이선스(특허공유)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허의 가치 평가와 양사 간 권리의무 관계 등 복잡한 상황을 감안하면 최종 협상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기술유출 공방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액정표시장치(LCD)까지 특허소송 범위를 확대하면서 4건의 민사소송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 화해의 급물살을 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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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전격 회동을 가진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던 ‘OLED 기술유출 관련 기록 및 세부기술에 대한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취하했고 LG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10.1’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면서 화답한 상태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 김기남 사장은 제 4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에 취임했다. 한상범 사장은 수석부회장으로 업계를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