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업계 외면받은 인텔 "직접 만든다"

일반입력 :2013/02/13 15:11    수정: 2013/02/13 15:23

정현정 기자

인텔이 올해 하반기 TV 셋톱박스를 출시하고 자체 인터넷TV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3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이후 소문이 무성했던 TV 출시설에 대해 인텔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PC 시장 침체로 관련 업체들이 활로를 모색하는 와중에 B2B 기업의 대명사였던 인텔이 본격적인 소비자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시장의 우려감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美 씨넷에 따르면 에릭 휴거스 인텔 부사장 겸 인텔미디어 총괄은 올싱스디지털 미디어컨퍼런스에 참가해 연내에 인터넷TV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제품명이나 콘텐츠 제휴업체, 서비스 요금, 구체적인 출시시기 등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텔이 TV 사업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은 가정용 셋톱박스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고 인터넷 기반 TV 서비스로 실시간 방송과 다시보기(VOD) 등을 제공한다. 셋톱박스에는 전면 카메라가 내장돼 있어 이를 통해 시청자들의 얼굴 표정 등을 인식해 프로그램이나 광고에 대한 시청자의 호응도를 분석할 수 있다.

인텔이 특정 방송채널만 구매하는 선택형 요금제인 '알라카르테' 모델을 검토한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게 인텔의 판단이다. 서비스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낮은 가격을 내세우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신 인텔은 현재 출시된 다른 서비스들보다 더 나은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자신했다.

인텔은 TV 서비스 출시를 위해 현재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가정에서 시험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인텔의 가세로 현재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TV 시장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비슷한 모델의 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 구글을 비롯해 넷플릭스, 훌루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과 경쟁관계에 놓일 전망이다. 기존 케이블TV나 위성TV 사업자들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소니 등 TV 제조사들까지 스마트TV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소비자들이 현재 시청하고 있는 케이블TV나 위성TV 서비스, 훌루나 넷플릭스 다른 서비스를 해지하고 인텔로 갈아타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인텔이 주요 특징으로 내세운 셋톱박스 내장 카메라의 경우도 프라이버시 이슈가 생길 수 있다.

그 동안 인텔이 '인텔인사이드'라는 브랜드로 주로 B2B 시장을 공략해왔다는 점에서 소비자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데 대한 우려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휴거스 역시 인텔은 PC 분야에서는 매우 경쟁력있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소비자들은 '인텔'하면 반사적으로 '인사이드'를 떠올린다면서 우리는 인텔미디어를 '인텔 인사이드 앤 아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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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수년 전부터 인텔은 구글TV와 다른 스마트TV에 프로세서를 공급하면서 TV 시장 진입을 시도해왔지만 해당 제품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지 못하면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011년 말 인텔은 기존 TV 사업을 정리하고 디지털 미디어 분야 경력을 가진 직원들을 영입해 인텔미디어라는 새로운 사업부서를 만들었다. 에릭 휴거스는 이 그룹의 수장을 맡고 있다.

에릭 휴거스는 BBC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디지털 미디어 부서를 거쳐 지난 2011년 인텔에 합류했다. BBC에서는 미래미디어 부서 책임자로 일하면서 온라인 TV 서비스인 '아이플레이어'(iPlayer)를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