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코너]하늘을 나는 그림...TV의 발명 ⑩이 기술 가지면 세상을 얻는다

일반입력 :2013/02/06 06:03    수정: 2013/02/07 08:36

이재구 기자

12■LA특허변호사 “이 기술을 가지면 세상을 얻는다”

LA 뉴 햄프셔가 1339번지. 필은 20년대의 글래머러스한 할리우드가 세워지고 있는 LA의 심장에 작은 침대가 있는 아늑한 아파트를 구했다. 거실에는 작업실을 마련했다.

판즈워스의 작업은 일반발명가들의 발명에 비해 2배는 힘든 것이었다. 이 분야의 연구개발은 사실상 처음부터 시작하는 영역이었다. 그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자신의 고안품인 전자식 TV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여기에 필요한 부품까지 만들어가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증명할 도구를 만들어야 했다. 전기화학, 무선 전자, 그리고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속이 긴 봉으로 유리를 불기 기술등이 그것이었다. 브라운관을 만들어 줄 대부분의 유리부는 기술자들은 그가 원하는 진공관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을 진행해야 하는 필의 어려움은 컸다.

조지는 나름대로 판즈워스가 초기에 예상한 5천달러가 그의 발명품을 만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돈모으기에 나섰다. 하지만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조심스러웠다. 자금부족으로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인다는 것은 투자커뮤니티에 자신의 판단미스를 드러내는 것이 될 수도 있었다. 게다가 너무 일찍 추가 투자자를 끌어들여 이 사업에서 섣불이 지분을 줄여 자신의 입지를 흔들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적절한 판단을 할 정도의 기술적 배경을 가진 라이온앤 라이온(Lyon and Lyon)이라는 현지 특허사무소에 자문을 구했다. 레오너드 라이온의 라이온과 칼테크 모트 스미트박사의 반응은 빠르고도 분명한 것이었다.

“만일 당신이 생각한 것을 갖게 된다면 당신은 세상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해도 더빨리 찾으면 찾을수록 더 좋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스미스박사가 제품 평가 세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했을 때 그는 한시간내로 기술에 대한 평가를 끝내리라 생각하고는 주차장 미터기에 단지 5센트만을 넣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미팅은 오후로 이어졌다.

“이 소년의 마음속에 있는 이 가공할 만한 아이디어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들은 판즈워스에게 네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질문을 퍼부었다.

그는 세가지로 질문을 요약해 소년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먼저, 이것은 과학적으로 확실한 것인가요?”

스미스박사는 즐거워하면서 “그렇소”라고 말햇다.

조지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이건 정말 독창적인 것인가요?”

그는 “나는 최근의 전자 개발에 대해 잘 알고 있소. 나는 어떤 작업성과도 이와 비슷한 선상에서 수행된 것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조지의 마지막 질문이 이어졌다.

“이건 실현 가능한 건가요? 이것이 실제로 작동하는 물건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스미스박사는 이 아이디어 앞에 놓인 길에 대한 질문을 받자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답을 내놓았다.

“여러분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하지만 나는 현재 여러분에게 어떤 극복하지 못할 장해물도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마침내 스미스박사로부터 조지가 듣고 싶어하는 결정적 답변이 나왔다.

“한달에 1천달러씩 12달이면 작동하는 TV모델의 제작이 가능할 거예요.”

필은 조지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하지만 조지는 필이 자신의 발명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돈을 너무 적게 책정했다고 생각하고는 2만5천달러 정도는 모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크로커 은행의 결단

1926년 8월의 어느 날.

필의 후원자 조지 에버슨이 샌프란시스코의 크로커 내셔널 뱅크 임원 체스트캠페인시절의 친구 제스 맥카거를 찾았다. 휴가간 그를 대신해 조지를 맞은 친절한 대디로 알려진 페이건이란 은행임원이 “도와줄 것이 있나요?” 라고 물었다.

“이건 조금도 당신의 관심거리가 되지 못할 겁니다. 이건 투자도 아니고 투기조차도 안됩니다. 이건 원유정을 파는 것 같은 매우 위험한 사업에 손대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조지 에버슨의 반응은 미 서부에서 가장 보수적인 은행가로 알려진 페이건의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조지가 맥카거를 찾는 이유를 들은 그는 이 젊은 천재의 TV 발명 아이디어에 빠져 들어갔다.

에버슨이 판즈워스의 아이디어에 대한 설명을 끝내자 페이건이 그의 손가락으로 씹는 담배껌을 타구에 뱉고선 말했다.

“좋아. 정말 멍청한 아이디어군, 하지만 누군가 여기에 돈을 대야 하겠지....누군가 돈을 잃어도 될 사람말이지. 그 젊은 천재를 보고 싶네.”

이틀후 내셔널 뱅크의 은행인 크로커는 판즈워스를 LA로 오도록 하라는 강력한 제안을 했다. 판즈워스를 로이비숍이라는 엔지니어이자 성공한 투자가를 소개받았다.

“나는 이 아이디어가 상당히 괜찮다고 확신하네만 자네가 이것을 상업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스럽네.”

판즈워스가 비숍의 부정적 반응을 보면서 문을 나설 때 비숍이 말했다.

“이 발명에 대해 내가 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자네가 볼 수 없어 유감이네.”

놀란 조지는 재빨리 자신의 물건들을 챙겨가지고 문쪽으로 달려갔다.

“기다리게.”

비숍은 판즈워스와 에버슨이 떠나려던 순간 그들을 잡았다.

“만일 그를 설득시킬 수 있다면 자네들의 아이디어는 괜찮은 것이라 할 수 있지. 그런 연후에 내가 자네들을 후원할지를 생각해 볼 걸세.”

그렇게 말한 조지 비숍은 할란 혼이라는 이름을 가진 또다른 엔지니어의 컨설팅을 받아보라는 조언을 했다.

한 시간도 안돼 그들에게 달려온 혼은 발명할 제품의 규격을 보고는 조지 에버슨에게 몇가지 질문을 해댔다.

“나는 이 시스템이 잘 작동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

비숍은 이런 사항들을 모두 크로커은행에 보고했다. 휴가간 맥카거가 돌아올 때까지 모든 일은 중단됐다.

맥카거와 크로커 은행의 주요임원들과의 미팅은 왕좌(Throne)로 불리는 밀실에서 열렸다. 조지 에버슨과 판즈워스가 밀실 부근의 대리석의자에서 기다린지 몇분이 안돼 밀실 문이 열리더니 맥카거가 나왔다.

“자네들을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

그는 판즈워스 일행을 참나무와 대리석이 깔린 이사회 회의실로 인도했다.

이날 모임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2만5천달러를 받았다. 이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건물의 차고 위 2층방의 절반을 쓸 수 있게 됐다. 여기서 그가 TV를 발명하게 될 것이었다.

로이 비숍은 판즈워스에게 말했다.

관련기사

이보게 젊은이, 자네는 뭔가를 되돌려주겠다는 약속없이 이 방에서 뭔가를 받아낸 최초의 사람일세.“

모든 서류에 사인이 이뤄지자 판즈워스는 재빨리 LA로 돌아갔다. 그는 신부 엠마 펨과 자신의 집 식당에 있는 작은 연구소를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