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코너]하늘을 나는 사진...TV의 발명⑥:SF에 이끌리다

일반입력 :2013/02/02 06:00    수정: 2014/07/24 10:22

이재구 기자

8■공중으로 날아다니는 사진들-SF에 이끌리다

이곳에는 불이 들어온다.

1919년. 미국 유타주에서 태어난 11세의 한 소년이 아이다호 리그비의 홈스테드(Homestead)로 이주해 왔다. 오는 길에 저 멀리 농장에 훤히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어린 소년은 환호했다.

이전 그가 살던 곳, 그의 고향 유타주에는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는 전깃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환호했다

어린 한 소년은 뭔가 알수 없는 힘이 어둠을 밝히는 빛을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파일로 T. 판즈워스 (Philo Taylor Farnsworth 1906~1971)였다. 소년은 자신의 다락방에서 전기에 대한 책을 통해, 그리고 아버지가 사준 과학잡지를 읽으면서 독자적인 세계를 길러 나갔다.

여기서 그는 과학, 현대의 비행접시나 미확인비행물체(UFO)의 미스터리 이야기 등을 통해 상상력을 길러갔다. 파일로에게 모든 종류의 발명가는 자연의 깊은 신비를 보게 해 주고 인류의 부담을 덜어주는 존재였다.

그는 자신이 발명가로 태어났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1921년 1월의 어느 추운 밤. 아이다호 주의 리그비시. 그는 학교에서 돌아와 과학잡지의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소년이 읽고 있던 잡지는 '사이언스앤인벤션(Science and Invention)'이라는 과학잡지였다. 그가 보고있는 책에서 뭔가 아주 새로운 것이 눈에 띄었다. 그의 눈길을 끈 것은 '허공을 통해 날아다니는 사진들(Pictures That Could Fly the Air)'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기사의 내용은 무선과 영화의 결합으로 이뤄지는 전자식 마술 카펫에 대한 것이었는데 라디오와 영화의 결합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건 집에서 아주 먼 세상의 모습을 영상과 소리로 동시에 보여주게 될 것이라는 프랑스의 공상과학소설가 쥘 베른식 예측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즉각 소년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나야 말로 이 문제를 해결할 만한 준비가 된 사람이야.”

그는 이 기사를 여러번 읽은 끝에 자신이야 이를 발명할 최적임자라고 믿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빛의 속도로 사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소년은 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곧 회전원판과 거울의 도움을 받아 빛을 전기로 바꿔 영상을 전송하려 했던 기계식 TV발명의 선구자 니프코프와 같은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됐다.

판즈워스가 보기엔 1884년 니프코프가 발명한 회전원판에 붙어있는 렌즈는 생각보다 느렸다. 회전판을 해서 초당 300~400번 회전시켜 그 숫자만큼의 주사선을 확보해야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지만 그 10분의 1 정도의 주사선으로 화면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의 스승인 화학담당 저스틴 톨먼(Justin Tolman)선생은 이 어린 신동을 봐주기 위해 과외시간을 냈다. 톨먼은 자신이 일생동안 가르쳐 본 그 어느 학생보다 똑똑한 학생이라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다.

판즈워스가 그림을 하늘을 통해 전송해 멀리서도 볼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 위한 모든 기존 연구를 배우기로 결정했을때 그가 처음 만난 것은 니프코프원판과 거울을 이용해 빛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 니프코프 회전판의 모터를 빨리 돌릴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 기기를 통해서는 빛의 속도로 검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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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보이지 않는 자신의 새로운 친구 이름이 ‘전자(electron)'란 사실을 알아챘다.

웨스팅하우스,제너럴 일렉트릭,RCA 거대 회사들이 위대한 발명의 대가들을 앞세워 엄청난 후원을 통해 TV의 발명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서 14세 소년 판즈워스는 전기발명 이전인 19세기 방식으로 20세기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씨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