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후지쯔-파나소닉 시스템LSI 합작사

일반입력 :2013/02/02 14:16

정현정 기자

후지쯔와 파나소닉이 수익성이 악화된 양사의 시스템LSI(시스템반도체) 사업부문을 통합해 연내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시스템LSI 사업을 통합해 연내 설계 및 개발에 특화된 신규 법인을 설립한다. 당초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를 포함한 3개 회사가 통합을 추진했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일단 후지쯔와 파나소닉이 선행 통합에 합의했다.

통합 출범하는 회사는 양사의 설계 및 개발 기능을 통합해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일본 정책투자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출자를 타진하고 있다. 일본 정책투자은행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투자를 목표로 하는 '경쟁력 강화 지원펀드'(가칭)를 내달 설립하고 이를 통해 수백억엔 규모를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르네사스를 포함한 3개사의 통합 협상은 1년 전부터 게속됐지만 최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르네사스가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협상이 수 차례 중단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르네사스는 부진한 모바일용 시스템 LSI 사업만 통합 대상에 포함하되, 수익성이 높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자동차 등 기타 산업분야는 독자적인 사업을 계속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또 르네사스가 정부 산하기관인 일본산업혁신기구(INCJ) 등에서 고액의 출자를 받으면서 확실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양사와 온도차도 작용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르네사스가 통합 법인에 포함될지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신규 법인은 거액의 설비 투자가 필요한 생산부문은 분리해 외부 수탁 회사에 이탁하고 설계 및 개발에 특화한 팹리스 형태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생산은 세계 파운드리 2위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와 협렵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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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후지쯔는 주력인 미에현의 공장을 타이완 TSMC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10월 시스템LSI 사업부를 독립 부문으로 사내 분사했다.

지지부진하던 양사 간 시스템LSI 사업부 통합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후지쯔는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이미지 처리 기술이 뛰어나다. 파나소닉은 가전 부문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