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 SK하이닉스 "종합 반도체 기업 추구"

일반입력 :2013/01/30 18:19    수정: 2013/01/31 08:26

정현정 기자

“메모리 부문의 성장여력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언제까지나 메모리에 머물러서는 성장기회를 발굴하는데 한계가 있다. SK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반도체를 제시한 만큼 차근차근 비메모리 부문 역량을 탐색해야한다.”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우리투자홀에서 열린 2012년 4분기 경영설명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여전한 성장성을 지닌 메모리 사업에 주력하면서 장기적으로 비메모리 분야 역량을 구축해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성장 기회를 엿보겠다는 계획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모바일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사장은 “메모리는 이제 범용제품(commodity)이 아닌 차별화제품(specialty)이 되고 있다”는 말로 메모리 시장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메모리의 경우 시장의 요구보다 로드맵이 뒤쳐져 있는 상태로 앞으로 기술발전에 여지가 있고 기기당 메모리 사용량은 이전 PC 전성기 시절보다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면서 “메모리 시장에서 하이닉스의 점유율은 D램 25%, 낸드 12% 수준으로 아직 성장여력이 남아있다”고 성장성이 유효함을 확인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PC용 메모리 매출 의존도는 20% 전후로 더 이상 PC 메모리 업체가 아니다”라면서 “모바일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능이 개선된 메모리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바일과 임베디드 솔루션 분야 메모리 성장세에 더 발전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메모리 부문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언제까지나 메모리에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차근차근 비메모리 역량을 탐색하려고 한다”면서 성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2010년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한 SK하이닉스는 청주 M8 공장에서 CMOS 이미지 센서(CIS)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전력반도체(PMIC)를 주력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생산 중이다. 특히 CIS 사업은 시작한지 3년 만에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M8 라인을 시스템반도체 전용팹으로 100%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제조역량 부분에서는 제한된 규모지만 M8 라인을 중심으로 비메모리에 대비한 제조역량을 구축하는 한편, 제품에 대한 기획과 마케팅을 포괄하는 제품역량 부분은 그룹 내 여러 계열사들과 힘을 합쳐 탐색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권 사장은 “M8 매출이 6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M8 하나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파운드리 사업은 자본소요와 경쟁강도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M8 공장을 중심으로 제한적이고 전략적인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하면서 비메모리 제조역량을 축적하고 성장의 기회를 넓게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매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간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설비투자(CAPEX)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환율변동 추이를 감안할 때 3조8천5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던 지난해 대비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투자액 대부분이 M12 준공에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공장 신증설 등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로 투자액이 지난해 대비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세공정 전환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D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양산을 시작한 2X 나노 제품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면서 물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올 상반기 중 모바일 D램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2Y 나노 D램은 PC용과 모바일용으로 동시 개발 중으로 상반기 개발이 완료되면 올 하반기에는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의 경우도 20나노대 물량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 분기부터 10나노대(16나노 근방) 물량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에는 3D 제품 개발도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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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스페셜티 제품 판매 확대와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절감 등에 힘입어 5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권오철 사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올해는 모바일 기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에 비해 공급량이 제한되면서 수급이 점차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SK하이닉스는 변화하는 메모리사업 환경 변화에 맞춰 장기적이고 프리미엄 제품 시장 주도권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