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의 제온파이 코프로세서와 함께 그래픽프로세서(GPU)를 사용한 슈퍼컴퓨터의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HP는 한 섀시에서 최대 16개의 GPU를 사용할 수 있는 프로라이언트 SL270s를 최근 출시했다.
SL270s는 2소켓 CPU와 8개의 GPU를 장착할 수 있는 4U 높이 하프랙 규격을 가진 시스템이다. SL6500 섀시에 2대를 장착하게 된다. PCI 3.0을 채택했으며, 핫스왑 디스크 8개, 2개 확장형 PCI슬롯을 제공한다. GPU는 42U 랙당 최대 160개까지 장착가능하다.
프로라이언트 SL270s는 국내외에 부는 GPU 슈퍼컴퓨팅 바람에 대응하는 HP의 기획을 보여준다. 고가의 CPU를 무한정 추가하는 대신 저렴한 GPU를 함께 사용해 가격문제와 성능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HPC 트렌드에 표준 아키텍처를 개발한다는 기획이다.
정석원 한국HP 인더스트리스탠더드시스템(ISS) 사업부 차장은 “올해 HPC 가속에 대한 요구가 많은 가운데, SL270s는 GPU 사용을 위한 표준 아키텍처를 제시한 제품이다”라며 “GPU 개수 증가에도 시스템에 무리를 주지 않고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라고 설명했다.
■HPC 시장, GPU 채택률 증가세...HP 솔루션 제공
현재 세계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를 보여주는 ‘톱500’에 따르면, GPU 채택률이 매번 발표때 마다 증가하고 있다. 톱500 중 62개 시스템이 가속/코프로세서 기술을 사용했는데, 이중 6개 시스템은 인텔의 제온파이 코프로세서를 사용했다. 1위인 타이탄이나 8위를 차지한 중국의 티엔허-1A가 엔비디아의 GPU를 채택해 10페타플롭스의 연산속도 장벽을 가볍게 돌파하며 GPU 슈퍼컴퓨팅의 이점을 입증했다.
하지만 작년까지 국내의 HPC 시장에서 GPU를 채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가속 프로세서 사용을 위한 병렬아키텍처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 희귀했던 탓이다. 그러나 인텔이 x86 프로세서에서 사용되는 개발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제온파이를 출시함으로써 병렬처리 지원 애플리케이션의 빠른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쿠다 같은 병렬 컴퓨팅 아키텍처도 점차 고도화되며 애플리케이션 증가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상용 서버업체의 기존 HPC 특화 제품은 가속/코프로세서를 확장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었다. 단순히 GPU를 많이 장착하는 문제가 아니다. 아키텍처의 문제로 GPU 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시스템 성능증가폭이 둔화되는 현상이 있었던 것이다.
HP는 CPU와 GPU를 연결하는 통로의 병목현상에서 원인을 찾았다. SL270s는 GPU를 최대 8개 장착하면서, PCI 익스프레스 스위치를 활용해 성능저하 문제를 없애겠다는 HP의 고민을 담았다.
그에 따르면, SL270s는 각 GPU마다 PCI스위치를 두고, CPU와 GPU 사이에 PCI 스우치를 하나 더 뒀다. CPU와 GPU 사이의 I/O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함이다. 중간의 PCI 스위치는 워크로드를 한곳에 집중되지 않게 분산시켜 시스템의 연산처리성능의 균형을 잡아준다.
정 차장은 “GPU를 여러개 장착하는 건 어렵지 않다”라며 “다만, 늘어난 GPU 개수만큼 성능을 올려주고, 골고루 분산시키면서 CPU성능의 균형을 맞추느냐에 있어선 HP가 최고다”라고 강조했다.
SL270s는 현재 출시된 엔비디아의 테슬라, K10, K20 등을 모두 지원하며, 쿠다 프로그래밍을 지원한다. 인텔의 제온파이도 장착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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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차장은 “작년까진 공공영역과 학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했던 GPU 채택이 올해부터 실제 HPC 혜택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산업계에서 늘어날 것”이라며 “HPC 고객의 GPU 수요가 늘어나는데 어떻게 시스템으로 더 잘 지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나온 게 SL270s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HP는 기업의 HPC 구축 시 HPC 전문조직과 테크놀로지서비스(TS),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전문 인력이 직접 지원하며, 완벽한 책임을 약속한다”라며 “작년까지 한국HP의 기술력으로 HPC 시장을 이끌었다면, 올해부턴 제품의 다양성과 서비스 고급화 전략으로 더욱 고품질로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