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은 언제부턴가 거짓말쟁이로 통하기 시작했다. 과대포장과 사탕발림으로 고객을 꾀어내 돈을 뜯어낸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은 것이다. 이제 IT업체가 어떻게 말해도 무턱대고 믿는 고객은 없다.
IT업체가 솔루션을 갖고 기업관계자를 만났을 때 항상 듣는 반응은 “사례, 레퍼런스를 가져와 보라”는 말이다. IT업체의 설명을 믿을 수 있도록 실제 근거를 들이대라는 요구다. 이면엔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에 대한 실험대상을 자처하지 않겠다는 보신 심리도 자리한다.
IT업체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솔루션과 수사는 실제 사례를 갖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소소한 것부터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에 이르기까지 IT업체가 자신있게 레퍼런스라고 내밀 것은 아직 없다. 그럴 때 IT업체는 스스로를 레퍼런스로 만드는 시도를 감행한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HP도 스스로를 레퍼런스로 만들겠다고 대대적으로 선언하고 나섰다.
▲ 멕 휘트먼 HP CEO■종합IT서비스, 그 효과를 몸소 보여준다
HP는 그동안 소비자용 PC단말기부터 프린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가진 회사라 설명해왔다. 고객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으며, 이를 긴밀히 하나로 통합해 종합 IT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HP의 주장이었다.
이 주장이 가장 많이 활용된 영역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최근 수년간 IT업체들이 줄기차게 강조해온 단어다. 클라우드는 IT를 원하는 시점과 장소에서 원하는 만큼 범용 서비스처럼 제공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실제 기업들이 먼저 요구했던 것이다.
주저하던 IT업체들이 클라우드를 새로운 가치로 전면에 내걸면서, 기업들은 IT업체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정말 IT업체의 설명대로 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 업무 효율화를 이룩할 수 있을지, 비즈니스의 민첩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궁극적으로 사업의 번창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다. 사례를 들고 오라는 고객의 요구는 클라우드서 더 심하다.
실상 HP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볼 수 있지만, 모든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한 사례를 갖지 못했다. 이는 HP뿐 아니라 어느 IT업체나 마찬가지다. 종합 I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명확한 사례없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HP의 IT서비스가 기업의 비즈니스에 확실한 도움이 된다는 걸 증명하는 건 더 어렵다.
■종합IT서비스, 그 효과를 몸소 보여준다
HP는 그동안 소비자용 PC단말기부터 프린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가진 회사라 설명해왔다. 고객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으며, 이를 긴밀히 하나로 통합해 종합 IT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HP의 주장이었다.
이 주장이 가장 많이 활용된 영역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최근 수년간 IT업체들이 줄기차게 강조해온 단어다. 클라우드는 IT를 원하는 시점과 장소에서 원하는 만큼 범용 서비스처럼 제공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실제 기업들이 먼저 요구했던 것이다.
주저하던 IT업체들이 클라우드를 새로운 가치로 전면에 내걸면서, 기업들은 IT업체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정말 IT업체의 설명대로 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 업무 효율화를 이룩할 수 있을지, 비즈니스의 민첩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궁극적으로 사업의 번창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다. 사례를 들고 오라는 고객의 요구는 클라우드서 더 심하다.
실상 HP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볼 수 있지만, 모든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한 사례를 갖지 못했다. 이는 HP뿐 아니라 어느 IT업체나 마찬가지다. 종합 I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명확한 사례없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HP의 IT서비스가 기업의 비즈니스에 확실한 도움이 된다는 걸 증명하는 건 더 어렵다.
HP는 10년간의 리더십 혼란으로 따른 미래의 방향성을 상실한 상태다. 변화에 실패한 HP는 최근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방향성 상실을 증명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선임된 멕 휘트먼 CEO는 클라우드를 HP에 전면 도입하고,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HP의 솔루션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클라우드와 IT혁신으로 위기돌파 증명하겠다
구체적인 설명은 지난 10월 개최된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이뤄졌다. 멕 휘트먼은 IT투자를 통해 기업 혁신을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클라우드, 보안, 인포메이션 등을 기업에게 핵심 키워드로 규정하고, 그에 필요한 솔루션, 서비스,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사용할 것이라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IT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위기상황을 돌파해보이겠다는 설명이다. IT에 대한 잘못된 선택을 HP가 자행해왔고, 그로 인해 사업의 위기를 겪게 됐다는 진단과 함께다.
IT와 비즈니스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기업이 성장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겠다는 얘기다.
2013년부터 2014년에 이르는 1~2년의 시간이 혁신 작업을 완료하는데 걸릴 것으로 상정된 기간이다. 2013년은 리빌딩의 시간이고, 2014년은 회복과 확장의 시간으로 표현됐다. 멕 휘트먼은 이 계획을 밝히며 향후 2년 동안 구체적인 성장은 보이지 못할 것이라 설명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HP는 우선 퍼블릭 클라우드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의 CRM을 전 사업분야에 도입하고, 인사(HR) 시스템에 워크데이를 도입했다. 세일즈포스 CRM으로 고투마켓, 즉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적기에 내놓고,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서비스 성과 관리체계를 클라우드 상의 일원화된 시스템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멕 휘트먼은 “지난 10년간 HP는 어떻게 고투마켓 전략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했는데, 이유는 IT시스템에 있었다”라며 “HP는 그동안 강력한 세일즈 관리 시스템이나 CRM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빈약한 시스템으로 인해 내부적인 효율화를 이루지 못했다”라며 “서비스 비즈니스의 경우 효과적인 인력 관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고, 수년간 비효율적인 인사관리(HR) 시스템을 운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워크데이와 세일즈포스닷컴의 솔루션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결정이 향후에 고투마켓 역량을 개선하는 명백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HP는 자신들의 프린팅 솔루션과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등을 통해 기업 운영의 효율화를 꾀할 계획이다. HP는 기업용 프린터에 중앙문서관리를 통합하고, 여기에 인사, 재무, 회계, 영업, 재고 등의 업무사이클 전반을 묶어낼 계획을 세웠다.
예를 들면 인사팀 직원이 프린터로 품의서를 출력한다고 할 때 그 문서는 중앙의 클라우드 상에 보관되며, 업무프로세스관리(BPM)과 협업도구, 오피스 프로그램 등과 연동된다. 이를 통해 각 조직의 비효율적인 업무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HP는 기대하고 있다.
또 HP의 자체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HP 클라우드‘와 R&D를 결합하고, 솔루션 개발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한다는 계획도 세워져 있다.
■HP의 선언이 주목되는 이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IT'
IT업체가 스스로를 솔루션의 실험대상으로 삼는 것은 흔한 일이다. MS, 오라클, IBM, 시스코, EMC 등 굴지의 IT회사들이 클라우드와 각종 솔루션을 자사에 우선 도입하면서 스스로를 레퍼런스로 만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HP가 조금 더 유별난 것은 위기의 시점에 IT투자로 위기돌파의 사례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경쟁 IT업체들이 스스로를 레퍼런스로 삼았던 시점은 특별한 위기를 겪지 않는 시점이었다. 반면 HP는 현재 조직 내부로도, 사업 외적으로도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때문에 HP가 향후 2년간의 IT혁신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그 효과를 실증한다면 멕 휘트먼이 밝힌 2015년의 성장 가속화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1년, HP가 스스로에게 클라우드와 IT혁신이란 대수술을 감행하는 동안 시중의 기업고객들이 움직이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다만 위기 돌파의 해법을 IT 혁신으로 마련한 HP의 사례는 어느 기업이든 눈여겨 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