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5년을 허송세월할 수는 없다.”
지식창조 시대에 창조경제를 이끌 ICT 전략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CT는 새로운 지식산업을 창조하고 기존의 제조업을 재창조하는 창조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는 주장이다.
이병기 서울대학교 교수(국가미래연구원 위원,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는 9일 ICT 대연합이 주최한 창조경제와 정부조직개편 방향 간담회에서 “산업사회에서 지식창조사회로 전환하려면 국정철학, 정부조직, 정부운영 전반에서 대변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ICT 생태계를 복구하고 관련 업무를 독립부처로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세운 것은 창조경제를 이끌 중추기구와 전략부처 설치, 제조산업시대의 종식에 따른 지식경제부의 업무 재편이다. 새 정부가 지식문화강국 대한민국을 건설한다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정부운영 혁신, 정부조직 개편이 필수라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기본지식창조 인프라, 방송통신인터넷을 주관하는 정보방송통신부(가칭) 설치, 신성장동력을 만들 신 과학기술부 설치(미래창조과학부), 국가미래발전기획, 연구개발(R&D) 예산 등을 관장하는 국가창조기획원 설치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현 방통위에 대해서는 합의제 의사결정구조로 인한 한계, 타 부처 업무분산 등으로 인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IT, 소프트웨어, 통신, 방송, 콘텐츠, 우정사업, 국가망과 정보화를 아우르는 독임제+합의제 부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정보통신방송부와 신 방통위(가칭) 설립으로 IT 강국 탈환, 문화산업강국 건설 등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문화부에서 가지고 있는 디지털콘텐츠를 제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CT 생태계는 과학기술 생태계와 전혀 다르다”는 주장도 내놨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ICT 분야의 미래창조과학부 포함에 대한 반대 의견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ICT 강국으로 부상한 비결은 산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한 정보통신부의 강력한 리더십 덕분”이라며 “지난 2008년 이후 붕괴된 ICT 생태계를 복구할 전담부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지경부를 ‘통상자원부(가칭)’로 전환할 것도 제안했다. 현 지경부에 대해서는 비대조직의 비효율성, 전문성이 필요한 에너지 자원 문제, 통상시대의 능동적 대처 부족 등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세하게는 글로벌시대의 산업통상, 무역, 자원확보를 전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신 현재 지경부가 끌어안고 있는 기간산업, IT산업, 신성장동력개발, 연구개발 등의 산업기능을 완전히 제외시키고, 소프트웨어 및 IT기술개발 등의 지식창조산업기능 역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가장 큰 변화가 필요한 곳이 지경부”라며 “지경부를 플랫폼형 부처로 전환하는 것이 어쩌면 다른 부처 창설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하고 새 정부조직 구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과학기술부와 해양수산부의 부활은 확실시 되고 있지만 ICT 전담부처 신설은 불투명해 업계 및 학계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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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준 ICT 대연합 운영위원장(이화여대 교수)는 “해양수산부 부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달리 ICT 전담부처는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인해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신뢰를 강조했고, ICT 대연합에서는 정보통신 거버넌스에서 여야가 공히 약속한 정부조직개편을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문석 고려대 교수 역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미래지향적 부처에 대한 투자에는 인색할 필요가 없다”며 “분산된 부처, 컨트롤타워 부재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전담부처가 없으면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