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어도비·레드햇, '클라우드' 인수소식

일반입력 :2012/12/24 09:04    수정: 2012/12/24 13:37

오라클, 어도비, 레드햇이 각각 크리스마스주간을 앞두고 기업인수를 알렸다. 그 규모와 내용은 상이하지만 이들 소프트웨어(SW) 3사가 연말을 맞으며 클라우드 트렌드에 대응해온 기존 전략적 행보를 이어간다는 공통점을 보여 눈길을 끈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20일께 오라클이 클라우드기반 마케팅 소프트웨어(SW)업체 '엘로콰'를, 어도비가 미국 뉴욕에 소재한 벤처업체 '비핸스'를, 레드햇이 그 인증 파트너업체였던 클라우드 관리SW 벤처 '매니지IQ'를 각각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은 8억7천100만달러에 엘로콰를 인수했다. 엘로콰는 오라클 조직에 통합돼 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사업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이 클라우드기반 솔루션업체를 사들인 것은 15억달러에 '라잇나우'를, 19억달러에 '탈레오'를 인수한 이후 3번째로 기록됐다. 인수금액 자체는 가장 작지만 투자에 보인 적극성은 더 컸다. 12개월 매출대비 인수 가격이 라잇나우는 7.1배, 탈레오는 6.3배, 엘로콰는 9배란 점이 이를 방증한다.

토마스 쿠리안 오라클 개발담당 부사장(EVP)은 엘로콰는 마케팅자동화 클라우드 선두업체로 향후 '오라클 마케팅클라우드'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엘로콰의 주요 협력사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업체 세일즈포스닷컴 생태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오라클과 퍼블릭클라우드 영역에서 경쟁 관계다. 오라클이 엘로콰를 사들인 것은 표면상 기존 영업과 마케팅SW 시장에 큰 사건이 아니지만 기존 생태계의 협력관계에 영향력을 보이려는 포석일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세일즈포스닷컴은 소셜미디어 마케팅 기술을 결합한 신제품을 발표했는데, 오라클의 엘로콰 인수를 의식해 더 전통적인 마케팅SW 업체를 사들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시장에서 IBM과 어도비도 발을 담근 것 이상의 움직임을 보여온 만큼 마케팅SW 업체 인수행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날 어도비도 미국 뉴욕 벤처업체 '비핸스'를 인수한 소식이 알려졌다. 이 경우 구체적인 인수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회사의 전문가용 웹 전문가를 위한 아이디어 공유 서비스와 보유 인력이 어도비의 관심을 끌었다.

비핸스는 그래픽디자인그룹 사이트이자 작품 포트폴리오와 작업 의뢰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 성격을 갖춘 곳이다. 레드햇은 비핸스 인수로 어도비 제품으로 웹디자인을 구현한 핵심인재 32명을 영입하고 그들의 사이트를 확보했다.

비핸스에서는 지역별 창작자의 작품을 보거나 검색할 수 있다. 사이트는 기존 어도비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끼리 웹디자인 구현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노하우가 녹아 있다. 회원 100만명을 확보해 300만개 이상 프로젝트를 수행했을 정도로 영향력도 있다.

어도비는 비핸스 인수를 통해 현재 고정된 라이선스 판매 대신 기간제 가입형 정액제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SW사업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비핸스의 서비스를 그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유료 이용자들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방식이 고려될 만하다.

데이비드 와드화니 어도비 부사장은 비핸스는 어도비가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를 실현하는 노력에 속도를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레드햇도 회계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1억400만달러에 매니지IQ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레드햇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대해 공략 의지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니지IQ는 프라이빗과 퍼블릭 인프라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업무를 효율화하는 자동화 기술을 갖고 있다. 레드햇이 이를 확보함에 따라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가상화 시장의 강자 VM웨어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영역의 지분경쟁을 벌일 힘을 키웠다는 게 외신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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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햇은 최근 14개월 사이에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한 기업 인수를 4번 치른 셈이다. 지난해 10월 분산스토리지솔루션업체 글러스터, 지난 6월말 애플리케이션 통합 및 메시징프레임워크업체 퓨즈소스, 8월말 비즈니스프로세스 관리업체 폴리미타테크놀로지스, 이어 매니지IQ다.

당시 짐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인수 목적은 오픈소스솔루션 제공 범위와 접근가능한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였다. 이를 보도한 외신은 회사가 오는 2016년까지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아키텍처를 도입할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잠재규모를 30억달러로 추산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