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스토리지는 웃었지만…

일반입력 :2012/12/17 14:52    수정: 2012/12/17 15:08

서버 시장의 침체와 달리 스토리지 시장은 호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기불황의 여파가 스토리지 시장에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스토리지업체의 성적은 극명히 대비됐다.

한국IDC의 최근 시장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디스크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은 전년동기 대비 15.8% 성장한 1천6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내장, 외장형을 모두 포함한 전체 디스크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을 집계한 것으로, 외장형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한 1천217 억원에 이르렀다. 약 5%의 환율 상승분을 반영한 결과지만, 외장형 스토리지 용량 수요만 36.4% 확대되며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의 뚜렷한 증가는 통신사 차세대 및 업무지원 시스템 고도화, 일부 은행 및 보험사의 e금융 차세대를 비롯한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과 시군구 연계시스템 통합 및 교육정보화 사업 등 공공 수요 덕이었다.

특히 미드레인지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55.9%로 대폭 증가했다. 최근 다수 스토리지업체가 경쟁적으로 출시한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의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예리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 및 VDI 구축 투자가 진행되고, 빅데이터 관리 요구가 확대돼 스토리지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요가 소수 대기업군에 집중되면서 대규모 계약에 따른 할인 효과로 마진 보전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토리지업계는 차별화 전략 마련에 부심하는 한편, 빅데이터에 대한 스토리지 자동 계층화나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 객체 스토리지 기술 등을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중견중소기업 시장 침체의 장기화와 내년 대외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속에 기업의 IT 투자 위축세는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토리지 시장 역시 이 영향에서 무관할 수는 없을 것으로 IDC는 내다봤다.

가트너는 전세계 외장형 스토리지 업체의 전체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5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스토리지 시장은 12분기 연속 매출 증가를 보였다.매출 성장률은 지난 7분기 중 가장 낮은 연간 대비 성장률을 기록했했다. 1분기와 2분기에 비해서도 각각 4.4% 및 3.1% 하락했다.

NAS 부문은 10.9%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SAN, DAS 등을 포함한 블록 엑세스 부문은 1.6% 성장에 그쳤다. 블록 엑세스 SAN/DAS 시장 부문은 2012년 3분기 전체 외장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의 76.2%를 차지했다. NAS 부문은 시장 점유율 1.5% 증가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23.1%를 차지했다.

업체별로 히타치 데이터 시스템(HDS), 후지쯔, EMC, 넷앱 등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HDS 하이엔드 VSP 제품이 특히 강세를 나타냈으며, 미드레인지 플랫폼은 2012년에 사상 처음으로 연간 성장률 증가를 달성했다. 후지쯔는 하이엔드 및 미드레인지 이터너스 플랫폼에서 유럽 및 일본의 점유율을 증가시켰다.

EMC 는 침체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의 연간 시장 점유율 증가를 달성했다. 넷앱은 지난 2분기 성과 부진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델, HP, IBM, 오라클 등은 부진한 모습이었다. 이 회사들은 높은 성장세를 보인 NAS 시장 부문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델은 컴펠런트, 이퀄로직 매출의 급격한 하락을 보여 연간 매출의 수직 하강세를 나타냈다.

HP는 3PAR 스토어서브 매출이 전년 대비 72% 증가했지만, 기존 P9000 XP, P6000 EVA, P4000 SAN 및 P2000 MSA 제품의 부진으로 종합적으로 전년동기대비 24.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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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잘못된 현장 영업 전략 및 실행으로 매출하락을 면치 못했고, 시스템 z, 파워 시스템 판매와 긴밀히 연계된 DS8000 시리즈와 미드레인지 DS5000, DS3000 및 N 시리즈 매출의 하락을 보였다.

오라클은 ZFS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와 필라 액시옴에 대한 지속적인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여전히 ECB 디스크 스토리지 사업에 대한 오라클의 장기적인 추진 의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