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직원들 술·담배 못하게 했더니...

일반입력 :2012/12/17 13:53    수정: 2012/12/18 13:37

남혜현 기자

올해 두드러지게 달라진 기업 문화는 '술과 담배'다. 정부가 오는 2015년까지 모든 음식점 내 흡연 금지를 선포한 가운데, 기업들이 앞서 '금연·절주' 분위기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부터 강조됐던 '금연' 문화는 이제 대다수 기업에 정착된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사옥내 '흡연 공간'을 없애며 금연을 장려했다. 올해는 주폭 척결이란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절주'도 유행처럼 번졌다.

기업들은 사내 금연·절주 캠페인이 대체로 성공한 것으로 자평했다. 회사가 지나치게 직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불구, 건강과 업무효율성 증진엔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적잖았다.

17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임직원 대상 '금연 펀드' 성공률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서원이 모두 금연에 성공, 흡연자가 하나도 없는 '금연 부서'도 160곳을 돌파했다.

LG전자는 올해 일부 사업장에서 금연 희망자를 대상으로 금연 펀드를 운영했다. 펀드는 금연 희망자가 10만원, 조직책임자가 5만원을 내는 형식으로 1구좌 15만원의 기금을 모아 성공자에 원금과 투자이익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6개월간 '3진아웃'제도로 실시된 금연 펀드는, 이 기간 세번의 비정기검사에서 흡연을 하지 않는다라고 판정을 받으면 성공으로 간주했다. 검사 결과, 3회 이상 흡연 사실이 적발되면 펀드서 탈락하고 투자금은 잃게 된다.

LG전자가 자체 집계한 금연 펀드 성공률은 약 70%. 이는 지난 2011년 서울시 금연클리닉이 발표한 평균 금연 성공율 49%를 훨씬 웃도는 결과다.

동시 진행한 '금연 부서' 선정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었다. LG전자는 부서 내 흡연율 0%를 달성한 금연 부서에 증서와 금연조직 팻말을 전달해 부착하게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높은 만족도를 기반으로 금연 부서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금연에 성공한 동료들이 밝고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사내 근무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금연 운동에 이어, 올해는 '벌주, 원샷, 사발주'를 금지하는 절주 캠페인을 벌였다.

삼성은 지난 9월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 건강 증진과 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강력한 음주 문화 개선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캠페인은 술 못마시는 임직원을 괴롭히고 폭음을 유발하는 '벌주', '원샷 강요', '사발주'를 '3대 음주악습'으로 규정하고 금기사항으로 선포한 것이 골자다. 내부적으론 1가지 술로, 1차까지만 9시에 술자리를 끝낸다는 '119 캠페인'도 함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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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턴 그룹 주관으로 신입·경력입문, 승격, 임원양성 등 교육과정에서 절주 강의를 필수과목으로 반영해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과 음주습관 개선을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술을 끊으라는 것은 아니고 건전하게 마시자는 뜻이라 성공률을 통계로 내지는 않는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1차, 1가지 술로, 9시까지(119)'라는 방침을 잘 지키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